[작가 리와인드㉝] 권도은 작가, ‘스물다섯 스물하나’ 빛낼 로코 내공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2.16 09:39  수정 2022.02.16 09:39

‘스물다섯 스물하나’ 2회 만에 시청률 8%대 진입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tvN

권도은 작가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을 쓴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 출신으로, 지난 2019년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로 데뷔했다. 3~4%의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세 여성 주인공들의 일과 사랑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신선하게 끌고 간 내공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현재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서는 1998년의 청춘들을 소환 중이다.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이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6,4%, 2회 시청률 8%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들


‘검블유’는 포털사이트에서 일하는 세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양대 포털사이트인 유니콘과 바로가 포털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또 대립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그려졌었다.


이 과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활약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가 됐었다. 유니콘에서 경쟁사 바로로 이직, 점유율 상승을 위한 TF팀 팀장을 맡게 된 배타미(임수정 분)와 그런 배타미와 악연으로 얽힌 바로의 소셜 본부장 차현(이다희 분), 유니콘 대표이사 송가경(전혜진 분)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활약이 작품의 매력도를 상승시킨 것이다. 이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갈등하다가도, 소신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돕는 등 입체적인 면모로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각자의 색깔이 뚜렷해 이들의 예측이 불가능한 선택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검블유’에서 다수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 권 작가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펜싱에 뜨거운 열정을 가진 나희도(김태리 분)을 통해 이 장점을 잇고 있다. MF로 인해 펜싱부가 폐지된다는 소식을 들은 고등학생 희도는 모두의 만류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팬싱 천재 금메달리스트 유림(보나 분)이 있는 태양고로 전학을 가기 위해 스스로 발로 뛰며 노력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준 것. 절망과 좌절을 모르는 에너지 넘치는 희도는 앞선 세 여성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검블유’의 멋진 ‘워맨스’로 호평을 받은 권 작가가 희도와 유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또 발전시켜 나갈지도 궁금해진다.


◆ 신선함은 기본, 달달함으로 유발하는 ‘과몰입’


‘검블유’에서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중심이 되면서 이들이 펼치는 로맨스도 여느 드라마와는 달라졌다. 배타미와 박모건(장기용 분)의 관계에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는 배타미다. 늘 일하느라 바쁜 배타미를 위해 박모건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며 배타미를 응원한다. 기존 로맨스 서사에서 성역할을 완벽히 뒤집은 두 사람의 관계가 신선함을 선사했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도 뭉클하게 그려졌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희도, 백이진(남주혁 분)의 케미도 시청자들에게 설렘 포인트가 되고 있다. 어렵게 펜싱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희도와 IMF로 풍비박산 나버린 집안의 가장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백이진(남주혁 분). 비슷한 상처를 공유하고 있는 두 청춘이 어떻게 마음을 나누고, 이를 함께 이겨나갈지 권 작가가 그려나갈 이들의 로맨스가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기대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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