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국방분야 '직격'
푸틴 제재·SWIFT 배제 제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신규 제재를 도입했다.
미국의 동맹 및 우방국들이 대거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의 경제·국방 분야에 직격탄을 날린 모양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 등 '마지막 카드'는 사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러시아 신규 제재 도입을 공식화하며 "이는 러시아의 경제에 즉각,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가혹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은 물론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많은 다른 국가가 우리 대응의 공동 영향력을 증대한다"며 국제사회 차원의 공동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개최됐던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를 거론하며 "우리는 달러와 유로, 파운드, 엔화를 통한 러시아의 거래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경제·국방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국군을 키우고 자금을 댈 역량을 저해할 것"이라며 "21세기 경제에서 첨단 기술로 경쟁할 역량에 해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신규 제재는 반도체·컴퓨터·통신설비 등에 적용돼 러시아의 방위·항공·해양 분야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에 대한 수출 제한은 "푸틴의 군사·전략적 야망에 대한 타격"이라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결국 러시아에 경제적·전략적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푸틴은 국제 사회에서 따돌림받게 될 것이다. 푸틴의 선택은 러시아를 더 약하게 만들고, 나머지 세계를 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규 제재는 러시아 주요 은행 4곳, 러시아 주요기업 및 단체 13곳은 물론 러시아 엘리트 인사들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은 도입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마지막 카드'를 남겨뒀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SWIFT 문제와 관련해 "그들(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가 같은 결과"라며 "어쩌면 SWIFT보다 더한 결과"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제재 문제와 관련해선 "테이블에 있다"면서도 제외 배경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추가 파병 계획도 공식화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진(東進)을 막겠다며 전쟁을 개시한 푸틴 대통령 의도와 정반대인 나토 증강이 이뤄지는 셈이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바이든 대통령 명령에 따라 자국 병력 7000명을 유럽에 배치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침략자"로 규정하며 "푸틴은 전쟁을 선택했다. 이제 그와 그의 나라는 결과를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