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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제발 죽지 말아요" 피란길 러시아군 총격서 아들 구하고 세상 떠난 아버지


입력 2022.03.06 13:03 수정 2022.03.06 09:44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 RFE/RL 유튜브

피란 도중 러시아군의 총격에 아버지를 잃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국적 연합매체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는 우크라이나 이반키우 마을에서 벌어진 러시아군의 민간인 공격 영상을 지난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버지 올레흐 불라벤코는 아내와 딸을 피신시킨 뒤 아들과 반려견 세 마리를 데리고 은신처로 이동하고 있었다.


차는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렸고 아들은 이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두 사람의 앞에 러시아의 군용 차량 한 대가 나타났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멈춰요. 엔진을 꺼요"라고 소리쳤고 차는 곧 멈췄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이들에게 무차별적인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불라벤코는 아들을 향해 "고개 숙여. 빨리 내려. 나가서 엎드려라. 뒤로 가서 오른쪽으로 몸을 숙여"라고 지시한 뒤 차 문을 열었다.


아들은 무사히 차 뒤쪽에 몸을 숨겼다. 그러나 아버지는 러시아군의 흉탄에 맞아 쓰러졌다.


아들은 쓰러진 아버지에게 "아빠, 죽지 말아요. 제발"이라며 울부짖었다.


살을 찢는 고통에도 불라벤코는 아들의 안전을 챙겼다. 잠시 고개를 들어 아들이 괜찮은지 확인한 그는 결국 숨을 거뒀다.


RFE/RL은 불라벤코가 총상으로 사망했으며 함께 있던 반려견 2마리도 살해됐다고 전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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