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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BL로 ‘마니아 겨냥’ 성공한 왓챠…과도한 ‘파격’에는 우려


입력 2022.03.10 08:36 수정 2022.03.10 08:3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왓챠 ‘시맨틱 에러’, 장르 한계 딛고 인기

BL 웹툰 ‘킬링 스토킹’ 드라마화에는 반대 의견 이어져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마니아층은 탄탄하지만 대중성은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BL 장르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BL 장르는 물론, 그간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독립, 단편영화들을 선보이며 마니아들을 겨냥하던 왓챠의 전략이 제대로 빛을 본 것이다.


ⓒ왓챠

지난달 16일 공개를 시작한 ‘시맨틱 에러’는 왓챠 TOP10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팬덤을 구축했다. 작품에 대한 호평을 바탕으로 시즌2에 대한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컴공과 ‘아싸’ 추상우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안하무인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 극과 극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리는 이 드라마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공개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었다.


다만 BL이라는 장르 특성상 대중성에 대해선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었다. 마니아층은 탄탄한 장르지만 그간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되는 웹드라마로 제작이 돼왔고, 이에 ‘완성도가 낮다’는 아쉬운 반응들을 얻는 경우가 많았던 것. 더불어 대형 OTT가 제작에 나서면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의 시선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BL 장르에 관심이 없던 시청자들까지 아우르며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왓챠 앱 내 순위는 물론 각종 커뮤니티, SNS 속 언급량을 집계한 OTT 콘텐츠 트렌드 톱10에서도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었던 것. 신인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세련된 연출력으로 원작의 매력을 살린 것이 인기 원동력이 됐다.


각 OTT들의 치열한 경쟁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된 시청자에게는 긍정적인 변화다. 이 가운데 각종 대작들로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확실한 선택을 이끌기 위해 마니아들을 겨냥하는 전략도 중요해지고 있다. 다양한 취향들을 저격하기 위해 TV 프로그램들은 잘 시도하지 않던 장르, 분야를 파고든 ‘시맨틱 에러’가 해당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다.


이 외에도 티빙 ‘여고추리반’ 시리즈가 대중성보다는 추리 예능 마니아들을 겨냥, 한층 어렵고, 방대한 세계관을 담아내며 팬덤을 구축했고, 왓챠는 ‘시맨틱 에러’ 이전에도 다큐멘터리나 각종 다양성 영화, 단편 영화들을 제공하며 구독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해왔다. 최근 제작사 NEW가 4편의 BL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히는 등 취향 저격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험한 시도들도 이뤄져 우려를 사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가 대표적인 예다. BDSM(구속하고 지배받는 것을 성적 취향으로 여기는 이들)을 소재로 하며 신선함을 추구한 ‘모럴센스’는 공개 전 일부 네티즌들에게 ‘BDSM 양지화’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지적을 받았었다. 제대로 아는 사람들만 즐겨야 할 음지 문화가 대형 OTT를 통해 소개됐을 때, 누군가는 모방 행동으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공개 직후에는 수위가 높지 않았던 것은 물론 해당 취향을 여성과 남성의 관계 역전에 대한 은유로 활용하며 우려의 시선에서 벗어났지만, 소재 발굴에도 신중함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었다.


최근에는 인기 성인 BL 웹툰 ‘킬링 스토킹’ 드라마화 확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제작사 키다리스튜디오가 자사 IP를 활용해 드라마 제작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목록에 ‘킬링 스토킹’을 포함했었다. 문제는 해당 작품은 주인공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로 설정된 것은 물론, 스토킹과 감금, 여성 살인 등 파격적인 설정들로 화제를 모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웹툰이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이것을 양지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이어진 것이다.


물론 이 작품 역시도 각색이 어느 정도로 이뤄지게 될지는 모르나, 소재 자체의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신선함, 또는 다양성 확보를 위해 새로운 소재와 장르를 발굴하는 것이 OTT의 장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지나치게 파격으로 흐르는 일부의 시도들이 시청자들의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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