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이양기 尹·野와 갈등 불가피
급격한 레임덕 겪을 것이란 전망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정권 교체에 따라 국정 장악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고 당선인, 야당과 극심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여 급격한 레임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4시께 윤 당선인의 당선 소식이 전해졌지만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청와대도 공식 입장을 따로 밝히지 않고 상황을 주시했다. 이번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유력·확실 관측도 이전 선거와는 달리 늦게 이뤄지자 축하 메시지 시기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날이 밝는대로 윤 당선인에 축하 전화를 하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윤 당선인에게 축하난을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차원의 축하 논평은 윤 당선인이 당선정을 교부받는 시점에 맞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에 대한 권력 이양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이번 대선 결과가 지난 5년 간의 국정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어서 씁쓸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그간 현 정부를 '말년 없는 정부'로 표방하며 '임기 끝까지 할 일은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성과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 탈원전 폐기 등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대대적 수술을 예고한 만큼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적폐 수사' 발언에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 바 있어 윤 당선인과의 불편한 동거, 야당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적폐청산과 검찰개혁 추진의 적임자로 현 정권의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으로서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 의혹과 부인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등을 파고들면서 정권과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후 윤 당선인이 검찰개혁을 두고 현 정권과 마찰을 빚고,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서 윤 당선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깨졌다. 결국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정치적 입지를 키워줬다는 평가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런 상황 속에서 윤 당선인이 대선을 앞두고 적폐 수사 발언으로 사실상 정치 보복을 예고하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공개 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 "이 정부의 적폐가 있는데도 못 본 척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 사정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대답해야 한다"는 요구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윤 당선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분노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퇴임 전까지 윤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와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참여 정부도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와 대통령기록물이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