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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러 불구경 그만'…中, 권위주의 연대 '청구서' 직면


입력 2022.03.15 04:30 수정 2022.03.17 00:1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中, 北·러 '권위주의 연대' 꾸려와

美 주도 '민주주의 연대' 대항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상황에서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며 핵실험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국제사회는 북한·러시아와 밀착해온 중국이 '역할'을 맡아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고 있다.


미국 주도 '민주주의 연대'에 대항하기 위해 '권위주의 연대'를 꾸려온 중국이 '청구서'를 받아든 모양새다.


미국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각) 미중 북핵대표가 지난 10일 진행한 통화내용을 공개하며 중국의 대북관여를 촉구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긴장 조성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국의 대북 설득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미중이 역내 안보에 있어 공동의 이해관계를 나누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개 규탄에 중국이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장기화된 대북제재 및 코로나19 여파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중국 '영향력'에 내심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비확산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미중 협력 의제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중국의 대북관여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류샤오밍 대표는 "미국 측이 성의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대화 방안을 제시하라"고 맞받았다. 미국 측 제안에 선을 그으며 선제적 제재완화 등을 요구해온 북한 입장을 대변한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뉴시스

다만 북한의 전략도발 재개가 한미 및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국이 자국 안보 이익을 위해 북한에 '입김'을 불어넣을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대북 억지력을 강조하며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견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역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역내 억지력 강화에 힘을 실으며 중국 우회 견제를 꾀할 전망이다.


실제로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실제 사용 가능성이 있는 신형 비전략 핵무기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중재 역할을 종용받고 있다. 서방세력과 러시아가 좀처럼 접점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이 협상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중국은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관여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일 프랑스·독일 정상과의 화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프랑스·독일 그리고 유럽과 소통하고, 당사국 요구에 근거해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제적 풍운이 아무리 험악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 신시대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방 결집'을 꾀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전략경쟁에 돌입한 중국이 러시아에 불리한 여건을 조성하진 않을 거란 관측이다.


런샤오 중국 푸단대 중국외교센터 교수는 "미국이 이 기회(우크라이나 사태)를 활용해 서방 동맹과 밀착하고, 향후 중국에 맞서 더욱 뭉칠 위험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시 주석 언급대로, 미국이 아닌 유럽 국가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자오룽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한편으로 우리(중국)에게 중재와 협력을 요청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무기를 보내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할 경우 공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성 문제'로 인해 중국은 미국보다 유럽과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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