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평균 가동률 94%…전년비 9.7%p 늘어
국내 사업장, 특근 효과에 4분기 가동률 120% 상회
반도체난에 러시아-우크라 갈등으로 올해 판매 차질 우려
현대차의 글로벌 사업장 가동률이 차량용 반도체 여파에도 90%대를 회복하며 코로나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를 비롯한 유럽 지역의 선전 영향이다.
다만 올해에는 반도체 공급난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수익성 악화로, 이 같은 회복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현대차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현대차의 글로벌 사업장의 지난해 생산능력은 369만대였으며 이중 생산실적은 347만2012대를 나타냈다.
이에 따른 작년 평균 가동률은 94.1%로, 2020년(84.4%) 보다 9.7%p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전했던 2년 전과 비교해 크게 회복된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에는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으로 2019년 수준(가동률 99.8%)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97.3%였던 가동률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로 2분기 88.3%로 급감했다.
3분기엔 국내 사업장과 유럽 생산법인 등의 생산이 다시 늘어나면서 91.0%로 회복됐고 4분기엔 100%에 육박하는 99.9%로 올라섰다. 베트남 생산합작법인(HTMV) 생산실적까지 합산하면 4분기 가동률은 99.7%다.
특히 4분기 국내 사업장 가동률은 적체된 출고 물량 해소를 위해 울산공장(1~5공장)이 지난 12월 전공장 특근을 실시하며 120%를 넘어서기도 했다. 울산공장에서는 아이오닉5, 싼타페, 투싼, 제네시스, 아반떼 등 인기 모델이 생산된다.
이와 함께 쏘나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투싼, 싼타페 등을 만드는 북미 생산법인(HMMA)은 1분기 90.6%의 높은 가동률에서 반도체 이슈로 2분기 74.5%, 3분기 61.9%로 미끄러졌으나 4분기엔 87.5%로 회복됐다.
솔라리스(Solaris), SUV 크레타 등을 생산하는 러시아 생산법인(HMMR)의 가동률도 지난 1년간 100%를 크게 웃돌며 전체 생산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90%를 상회하는 가동률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후 반등에는 성공했다. 다만 지속되는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인한 생산차질 우려가 겹치고 있어 올해 2019년(99.8%)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은 미지수다.
실제 현대차는 이달 1일부터 21일 현재까지 러시아공장 가동을 중단중이다. 회사측은 "반도체 등 부품 부족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했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러시아 경제제재로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SK증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로 예상되는 판매 감소도 우려 요인이나 환율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2014년~2015년에도 환율 변동으로 환차손과 수출 및 CKD(반제품조립, Complete Knock Down)에서 비용이 증가하며 러시아 지역에 큰 폭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수요 위축을 부추기면서 생산 차질 이슈 해소 시기가 예상 보다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올초 발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전년 대비 11.1% 증가한 432만3000대 판매 계획을 밝혔다. 이번 목표는 자동차 판매 증가는 물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를 전제로 한다.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1분기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주요 OEM의 재고 확보 목적을 위한 상향 주문 영향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량 증대 효과가 예상되는 3분기 시점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를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통해 올해 자동차 판매가 2019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목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