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28승 3패 역대급 성적에도 시즌 조기 종료로 허무한 결말
2년 전 정규리그 1위 이후 다음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던 아픈 기억
FA 자격 얻은 앙효진·고예림 계약 등 비시즌 과제 산적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여자 프로배구가 조기 종료된 가운데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목전에 두고 있던 현대건설이 또 한 번 불운을 맞이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를 끝으로 여자부를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21일 페퍼저축은행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 선수 1명 및 부상 선수 1명(기존 확진자 1명, 부상 2명)과 IBK기업은행에서 추가 확진 선수 3명(기존 확진자 3명)이 발생함에 따라 리그 정상 운영 기준인 12명의 선수 엔트리 조건을 두 팀이 충족하지 못하게 돼 여자부를 다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중단으로 누적 중단기간은 36일이 됐다. 이에 따라 연맹 코로나19 대응매뉴얼에 의거, 중단기간이 28일 초과 시 리그를 조기 종료해야함에 따라 연맹은 시행 전 최종적으로 구단과 긴급 대책회의를 실시해 의견을 나눴다.
연맹은 회의를 통해 리그 조기 종료, 리그 축소 진행 등 여러 안을 가지고 심도있게 논의했고, 그 결과 누적 중단기간이 36일로 매뉴얼상 조기 종료를 해야 하는 점 등을 들어 이와 같이 결정했다.
여자부 조기 종료로 인해 이번 시즌에는 우승팀은 없으며 정규리그 최종순위는 중단 시점 직전 라운드인 5라운드까지의 순위를 반영해 1위 현대건설, 2위 한국도로공사, 3위 GS칼텍스, 4위 KGC인삼공사, 5위 IBK기업은행, 6위 흥국생명, 7위 페퍼저축은행으로 마무리됐다.
모두에게 리그 중단이 아쉬운 결과지만 올 시즌 압도적 성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던 현대건설에는 너무나도 허무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역대급 성적을 올리며 여자부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개막부터 12연승을 질주한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에 패한 뒤 다시 15연승을 달리면서 한 시즌 두 번이나 10연승 이상을 달성했고, 2009-10시즌 GS칼텍스가 작성한 한 시즌 최다 연승 기록(14)도 뛰어넘었다. 또한 2012-13시즌 우승팀 IBK기업은행이 작성한 최다승·최다승점(25승 5패·승점 73) 기록도 경신했다.
올 시즌 28승 3패(승점 82)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정규리그 1위 조기 확정에 승점 단 1만을 남겨 놓고 있었지만 아쉽게 리그가 조기 종료되는 바람에 우승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현대건설은 2년 전에도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 코로나로 시즌이 조기 종료돼 우승에 도전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 여파로 현대건설은 2년 전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허무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음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현대건설의 다음 시즌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과 같은 역대급 성적을 두 번 다시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뒤 다음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비시즌 동안 선수단을 잘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과 계약도 남아 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을 끝으로 센터 양효진과 레프트 고예림이 FA 자격을 얻는다.
양효진은 명실상부 국내 최고 센터이고, 고예림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두 선수를 잔류 시켜야 올 시즌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쳐 준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와도 동행을 계속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