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매닝 대체 투수로 6주 단기 계약
WBC서 2개 대회 연속 한국전 등판
오러클린은 2회 연속 WBC 한국전에 등판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맷 매닝이 팔꿈치 인대 파열이라는 악재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자 선발진 구성에 균열이 생긴 삼성은 발 빠르게 대체 자원을 찾았고, 호주 출신 좌완 투수 잭 오러클린과 단기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16일 오러클린과 6주간 총액 5만 달러(약 74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단기 계약이지만 경쟁력을 증명한다면 정식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야구팬들에게 오러클린의 이름은 완전히 낯설지 않다. 바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회 연속 한국전에 등판했던 투수였기 때문.
오러클린은 2023년 WBC에서 호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당시 그는 2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으며 존재감을 알렸다. 압도적인 강속구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지만, 안정된 제구와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오러클린은 이번 대회에도 참가했다. 한국전에서 3.1이닝 2피안타 1실점(무자책점)을 기록, ‘경우의 수’가 완성된 호주의 마지막 투수로 나와 실점을 한 투수였다. 또한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는 상대 주장 천제셴의 왼쪽 손가락을 골절시키는 사구로 대만 네티즌들로부터 SNS 악플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WBC는 오러클린에게 한국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쇼케이스 무대가 된 셈이다. 국제대회 특성상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각국 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자리다. 만약 이 무대가 아니었다면 KBO리그 구단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국제대회가 선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순기능을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WBC 쇼케이스로 KBO 무대를 밟게 된 잭 오러클린. ⓒ 삼성 라이온즈
2000년생인 오러클린은 신장 196cm, 몸무게 101kg의 뛰어난 체격 조건을 지닌 좌완 투수다. 높은 타점에서 내려꽂는 직구 궤적이 특징이며,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빅리그 경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39경기(선발 78경기)에 나서 19승 26패 평균자책점 4.33을 남겼다.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꾸준히 선발 경험을 쌓아온 투수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흥미로운 연결고리도 존재한다. 오러클린은 계약 직후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을 통해 한국 야구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삼성 좌완 투수 이승현과 호주에서 한 팀에서 뛰었던 인연도 부각됐다.
이번 계약은 오러클린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다. 6주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활약 여부에 따라 정식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향후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발판을 삼을 수도 있다.
삼성 역시 같은 기대를 품고 있다. 갑작스러운 선발 공백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오러클린이 단기 계약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다면, 시즌 초반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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