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결국 제 식구 챙기기…유재석 ‘예능 인력풀’의 한계

유희열부터 정준하·이미주·신봉선까지 등장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반전 꾀할 수 있을까

MBC ‘놀면 뭐하니?’가 또 다시 음악 예능으로 돌아왔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의 도전을 시작으로 드럼 연주, 하프 연주, 혼성 댄스 그룹, 남성 보컬 그룹 등 여러 장르를 섭렵하면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엔 유재석의 새로운 부캐 ‘유팔봉’을 앞세워 여성 보컬 그룹 ‘WSG워너비’ 오디션에 나선다.

ⓒMBC

최근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1일 중심 체제에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가 가세한 형태로 변화를 꾀했지만, 이전 같은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멤버를 충원했지만 소재나 내용 측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냈던 터다. 시청률이 6%대까지 떨어지고, 관심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번 WSG워너비 오디션에 거는 기대가 컸다. 이전 ‘놀면 뭐하니?’가 보여줬던 음악예능의 성공을 이어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실패한 적 없는 음악 예능 포맷이기 때문에 WSG워너비 프로젝트는 추락한 시청률에 반등을 일으킬 수 있는 ‘회심의 카드’였을 터다.

그런데 막상 오디션 준비 과정이 그려지자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유재석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앞서 새로운 선발 방식을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굴지의 엔터사들이 참여하는 오디션을 치르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방송 내내 찾아다닌 사람은 너무 익숙한 얼굴들 뿐이었다. 유재석과 어떤 식으로든 얽혀 있는, ‘유재석의 식구’들로 채워졌다.

가장 먼저 유팔봉은 유재석의 소속사이기도 한 안테나 대표 유희열을 찾아갔고, 뒤이어 야무진 엔터테인먼트의 정준하와 만났다. 그간 유희열은 유재석의 음악 관련 프로젝트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정준하는 ‘무한도전’부터 이어온 인연을 ‘놀면 뭐하니?’로까지 끌고 온 경우다.

오디션 지원 요청을 위해 찾은 사람은 이미주였고, 이미주를 통해 전소민의 섭외 의사도 드러냈다. 두 사람은 각각 ‘런닝맨’ ‘식스센스’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왔다. 그리고 다음 주 예고편을 통해서는 ‘놀면 뭐하니?’ 식구인 신봉선까지 등장한다.

물론 첫 삽을 뜬 시점에서 이 프로젝트의 실패를 점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앞으로 진행될 블라인드 오디션에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인물이 발견된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그간 “새로운 예능인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유재석이 야심차게 준비한 첫 프로젝트에 ‘놀면 뭐하니?’의 멤버들은 물론 자신과 관련 있는 인물들로 채워내는 풍경은 다소 실망스럽다. 더구나 ‘제 식구 밀어주기’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유재석의 예능 인력풀의 한계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놀면 뭐하니?’가 해왔던 프로젝트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참가자들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지석진의 경우,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이고 이미 유재석의 ‘식구’라고 칭해지는 인물이지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가창력만으로 최종 MSG워너비 멤버에 발탁됐다. 누구도 지석진의 MSG워너비 합류를 ‘유재석의 제 식구 밀어주기’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을 ‘놀면 뭐하니?’의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만들어낸 셈이다.

그런데 이번 WSG워너비 프로젝트의 시작은 어떤가. 이미주나 신봉선을 먼저 만나 오디션 참가 의사를 물었고, 참가 의지를 확인했다. 블라인드 오디션 진행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찾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더구나 이들이 최종 WSG워너비 멤버로까지 합류하게 된다면 과연 MSG워너비의 지석진에게 보냈던 공감을 이들에게도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