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역구 '계양을' 집안싸움 조짐?…'송영길~김남준' 교통정리될까 [정국 기상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3.03 04:05  수정 2026.03.03 04:05

계양을 두고 양보없는 신경전

'명심대전' 조짐에 교통정리 제기

宋, 섣부른 알박기에 비판 시선도

공관위, 조만간 인천 공천 발표할 듯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선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이 대통령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계양을에 대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이뤄지는데, 후보군 모두 이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칫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내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여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복당이 완료된 송영길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은 출마 전 예열 과정으로 평가되는 출판기념회에 나서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저서 '송영길의 옥중 생각, 진실은 가둘 수 없다' 출판기념회에 이어, 28일에는 대구에서 개최하는 등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의 전직 당대표인 만큼 다수 의원이 참석했지만, 특히 눈길을 끈 인사는 김민석 국무총리다.


김 총리는 최근 인천 계양구 계양문화회관에서 열두 번째 국정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대변인은 참석했지만, 송 전 대표는 다른 일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 이에 김 총리는 28일 대구에서 개최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송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대구의 봄을 맞이하자는 이심전심의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가슴 깊이 동지애와 연대 의식을 느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전 대변인도 2일 계양구 경인교대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저서는 '쉬운 정치, 김남준'으로 이 대통령과 동행하면서 배운 정치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 자리에는 유동수 의원을 비롯해 맹성규·이훈기 등 인천에 지역구를 둔 다수 의원이 참석했지만, 눈에 띈 참석자는 정청래 대표였다. 정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를 찾은 김 전 대변인과 면담한 이후 건승을 기원했는데, 이날 북콘서트도 참여해 힘을 실어줬다.


현재로선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 모두 계양을에 출마 의지가 강한 분위기다. 계양을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로서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탓에 당내에서도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평가됐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지역구를 내려놔야 하는 상황이 오자 측근이 등판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는 김 전 대변인으로 좁혀졌다.


그러다 예상치 못하게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기류가 변했다. 당초 1심에선 일부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는데, 2심에서 무죄로 바뀌었고 검찰은 상고 포기를 했다. 결국 무죄 판결이 확정됐고, 당내에서 계양을을 두고 미묘한 반응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당내 일부에선 오는 8월 차기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돈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지자 '선당후사' 자세로 탈당했고 무죄를 받고 돌아온 만큼, 충분히 당대표로서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면에는 정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로서 안정감 있게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송 전 대표가 차기 대권에 욕심을 내는 인식이 정 대표보다 적을 뿐 아니라, 선당후사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혀 명분도 있다는 것이 당권주자로서 적절할 수 있다"며 "선행 조건인 국회의원 복귀도 당초 계양을은 송 전 대표 지역구인 만큼, 어려운 조건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실제 이 대통령은 송 전 대표에게 빚이 있다.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에 나서면서, 계양을은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민주당의 최대 관심사는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도전 여부였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대선 패배 직후 등판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는 의심까지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전 지사를 계양을 보선에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 계기로 계양을에서 2선, 당대표 연임, 대통령 당선이라는 탄탄대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장 출마가 송 전 대표 선택이라고 해도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김 전 대변인이다. 계양을에서만 5선을 할 정도로 지역과 밀접한 송 전 대표와 달리, 김 전 대변인의 정치적 고향은 사실상 성남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시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2014년 이 대통령이 시장으로 있던 성남시 대변인을 맡은 이후 언론비서관으로 오랫동안 동행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변인은 연고 비판에 "이 대통령이 재보궐선거에 나섰을 때, 같이 계양에서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내 권력 투쟁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당내 시선은 지방선거를 넘어 8월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23대 총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차기 당권에 어떤 계파가 깃발을 꽂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차기 당권 주자로 언급되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해 '당·청 교두보'가 될 수 있는 김 전 대변인 간 계양을 도전기에 당내 일부에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두 인사 모두 현재로선 정 대표 측을 견제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두 인사 중 한 명이 인천시장을 노리는 박찬대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자칫 계양을을 고집한다면, 당 입장에선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선을 통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지만, 송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김 전 대변인이 승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면 전략공천으로 한 명을 연수갑에 보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송 전 대표가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바로 인천 계양을로 이사한 탓에 선택지가 적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관위 선택에 따라 명심(이 대통령의 의중)을 두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내 일부에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송 전 대표가 계양으로 이사한 것은 섣불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의 큰 지도자 중 한 분이고 인천 계양에서 출마하기를 원하지만, 거기에는 이미 김 전 대변인이 있다"며 "송 전 대표는 나와 통화에서 '당에서 결정해 주는 대로 하겠다'는 큰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미 후보를 내려보낸 것으로 봐야 하는데, 당당히 붙겠다고 한다면 긴장관계를 유발시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송 전 대표에게 빚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것은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공관위는 인천 지역 공천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2차 광역단체장 심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천 지역 공천 발표 지연 배경에 연수갑과 계양을 교통정리가 영향을 미쳤느냐'라는 질문에 "공천 관리, 일정에 대한 문제"라면서 조만간 발표한다고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국 기상대'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