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금리 올려 물가·가계부채 안정
"코로나 투병생활로 공직 고민"
예정대로 ‘경제 천재’라 불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4년간 한은을 이끌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국회에서 한은 총재 후보 인사청문회를 열고 당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후보를 신임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한지 27일만이다.
5시간이 넘게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국회 기재위 의원들의 고물가, 금리 인상, 정부 정책과의 조율 등 정책 질의가 쏟아졌다. 청문회 도중 이 후보의 20억원 규모의 자녀 유학비, 과거 금융위원장 부위원장 재직 당시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 실패 등의 추궁도 있었으나 비중이 크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도 거친 공방이나 설전을 벌이는 대신 물가 상승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고, 통화정책 운용 검증에 열을 올렸다.
이 총재 후보 임명 당시에는 잡음이 불거졌으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그만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고, 물가 압력 확대가 지속되는 등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의미다. 이 후보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오늘까지도 물가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7월엔 예단하기 어렵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될지, 물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추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공표했다. 다만 5월, 7월 금리 결정에 있어서는 성장도 고려하겠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물가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새 정부와의 현명한 정책 조율도 요구되고 있다. 새 정부가 추진중인 대출 규제 완화나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물가나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 경제는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의 어깨에 달렸다. 지금이야말로 자타공인 국내는 물론 국제 금융통화 분야의 이론과 실무 능력까지 겸비한 경제·금융 전문가의 실력을 십분 발휘할 때다. 당정 역시 한은과 힘을 합쳐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때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반년이 넘는 코로나 투병생활로 건강에 우려가 있음에도 총재직을 수락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고심끝에 선택한 한은 총재로써의 삶이 그가 언급했던 ‘의미있는’ 행보로 부디 남길 바란다. 이창용의 거시경제 해법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