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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업계, 거리두기 해제에 긴장?…“가성비·단체주문 전략”


입력 2022.04.21 07:18 수정 2022.04.21 10:5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지난 18일 거리두기 전면 해제…비대면 소비 줄까 ‘우려’

한솥·본도시락 등 나들이 고객·단체주문 위한 도시락 개발

편의점 업계, 대학생 공략에 속도…“가성비·할인정책 실행”

한솥 도시락 가맹점의 모습ⓒ한솥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도시락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증했던 비대면 선호 소비자들이 외식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도시락 체인점 한솥 도시락은 코로나19 기간에 호실적을 거뒀다. 한솥 도시락의 지난해 매출액은 1122억원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도 매출액(950억원)과 비교해 18.1% 증가했다.


당시 감염의 우려가 큰 식당을 대신해 도시락 전문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해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직장인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좋았다.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과 다양한 메뉴가 등장하면서 장기 불황 속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해당 사례는 전통적으로 테이크아웃과 거리과 멀었던 업체들의 도시락 시장 진출을 재촉하기도 했다. 일례로 토다이 브랜드를 전개하는 ‘티앤더블유코리아’를 비롯해 ‘채선당’ 등은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기본으로 해왔으나, 도시락 시장에 까지 손을 뻗었다.


이들 두 브랜드 모두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아예 집까지 가져다 주는 전략을 택했다. 방문객수와 비례해 쪼그라든 매출을 방어하고 가맹점들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초기 코로나19 사태로 회사 구내식당이 일제히 문을 닫고, 위생 차원에서 ‘각자 따로’ 먹는 식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도시락 시장에 고개를 돌리게 됐다. 상대적으로 배달 주문 가능하고 홀로 한 상차림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이목을 끌었다.


밝은 시장 전망 역시 도시락 시장으로 이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 시장은 현재 1조원 규모에 이른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점심을 즐기는 직장인이 늘면서 도시락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 CU에서 한 고객이 백종원 덮밥을 고르고 있다.ⓒBGF리테일

하지만 상황은 2년 만에 빠르게 반전됐다. 거리두기 제한이 완전히 풀리며 이제부터는 이전 같은 인기를 끌지 미지수라는 평이 나왔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외식이 증가하면 기존에 도시락 업계에서 해왔던 영업방식이나 마케팅 활동에 일부 차질이 생겼다.


도시락 업계는 매출 방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솥, 본도시락, 채선당 등 도시락 대표 프랜차이즈 업계는 마케팅활동 등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반드시 매장을 찾아야만 먹을수 있었던 메뉴를 도시락으로 만드는 등 소비자 공략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한솥 도시락은 주 고객층인 MZ세대를 겨냥해 가성비가 높고, 실내는 물론 야외활동 시에도 편리한 다양한 신메뉴 출시와 이벤트 등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 스테디셀러인 한식 도시락 뿐만 아니라, 파스타, 나시고랭과 같은 이국적이고 글로벌한 메뉴들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본도시락은 기존 사업 정책을 유지하면서 B2B(기업간 거래) 확장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지난달 한식 도시락에서 샐러드 도시락, 요리반찬 숍인숍까지 브랜드를 확장한 바 있다. 또 오래 전부터 본사에서 푸르지오 아파트 웰컴밀, 군 부대 외식데이 등과 같은 행사를 펼쳐오기도 했다.


채선당은 바쁜 현대인이 일상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나들이, 피크닉 등 단체 모임시 맛있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추가해 변화하는 시장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무인 24시간 밀키트 전문점도 론칭해 변화된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락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사업 전략이나 마케팅을 바꿔 매출을 올린 것이 아니니 만큼, 향후에도 매출에는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 바라보고 있다”며 “나들이객 등 단체주문이 오히려 급증하면 매출 역시 오를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도시락 시장은 이미 편의점 시장과 기존 전통 도시락 업체로 양분된 상황이다. 높은 가격대와 메뉴 구성 측면에서 특별한 차별점이 없다는 게 향후 극복해야 하는 한계점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편의점 도시락만 하더라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원재료를 기본으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도시락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면서 소비 장벽을 낮추는데에도 힘쓰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전략은 가성비로 요약된다. 최근 편의점 CU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손잡고 학생들을 겨냥해 가성비를 극대화한 2000원대 초저가 도시락 2종을 선보였고, 경쟁사 GS25는 일부 제품에 한해 1+1행사를 진행하는 등 할인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재택 근무가 종료되며 사무실로 돌아오는 직장인들,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시행하는 학생들을 겨냥해 고인플레이션 시대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초저가 도시락을 출시했다”면서 “상시 할인 정책을 통해 도시락 소비를 이끌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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