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건…새 먹거리 발굴로 수익성 확보
핀테크 등 연계성 향상…투자 여력도 확충
하나금융투자가 스타트업(신생벤처) 투자를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핀테크 등 유망 투자처를 초기 단계부터 발굴해 사업 연계성도 동시에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대외적으로는 해외 대체투자의 지형을 꾸준히 넓히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자본 확충으로 회사의 성장 전략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아미쿠스렉스’와 ‘와이어드컴퍼니’ 등 2건의 시리즈 A 투자에 타 기관들과 함께 참여했다.
아미쿠스렉스는 법률문서 자동작성 플랫폼인 ‘로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와이어드컴퍼니는 SNS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1인 마켓을 육성하고 상품 소싱과 마케팅,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통상 시리즈 A·B·C 투자와 소위 1년 내 상장을 앞둔 프리 기업공개(IPO) 단계를 거쳐 증시에 상장을 하게 된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투자 위험도는 낮아지지만 그만큼 투자 경쟁률이 높아 회수도 줄어들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들어 10건의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주택 임대관리 서비스 ‘동네’ 운영사인 ‘디엔코리아’, 농산물 전처리 푸드 스타트업 ‘베지스타’,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소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의 시리즈 A 투자에 나섰다. 또 앞서 루센트블록과 계좌 거래기관 협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 업체 ‘파운트’ 투자에 참여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파운트의 자산관리 기술 노하우를 자사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이처럼 핀테크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단순 투자 수익뿐 아니라 회사의 사업과 연계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와 시장 공략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아마존과 페덱스가 임차할 예정인 미국 물류센터 세 곳을 사들였다. 총 3300억원 규모로 물류센터는 내년 준공 예정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1위 국영은행의 증권 자회사 BIDV증권(BIDV Securities) 지분을 인수해 이 증권사의 2대 주주 지위에 오르게 됐다.
성장 잠재력이 큰 국내외 투자에 집중하면서 올해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 1분기 실적도 선방했다.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1% 증가했고 매출액은 3조4517억원을 기록해 7.2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1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5% 줄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23.51%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국내외 대체투자 수익이 증가해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금리 상승을 고려한 다변화된 전략과 비즈니스 확장도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투자은행(IB) 부문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2일 하나금융투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로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6조원에 육박했고 그만큼 투자 여력도 늘어나게 됐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IB 부문 및 자기자본투자 등 위험 인수 대응력과 양질의 인적·물적 자원 확보가 요구되는 사업의 시장 지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