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 "2년간 체력 고갈…회복기 접어든 글로벌 관광시장 놓칠라"
관광업계가 다가오는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 우리 관광업계가 글로벌 관광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방역조치 완화를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24차 관광산업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기홍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장(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해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안세진 호텔롯데 대표이사,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 이대성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회장 등 기업 및 단체 대표 20여명과 허희영 항공대 총장, 이훈 한국관광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피해의 여파와 불확실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최근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관광업계도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면서 “엔데믹 시대를 맞아 국제기준 대비 과도한 방역규제 완화를 통해 향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장기적인 관광산업 성장전략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눈앞에 다가온 코로나 엔데믹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지난 2년간 관광업계의 체력이 크게 떨어졌음을 지적하고, 회복기에 접어드는 글로벌 관광시장을 선진국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부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충격으로 관광수요가 위축됨에 따라, 관광기업과 일자리 등 공급 측면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관광업체 수는 2019년 대비 1310개가 감소했으며,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30.7% 감소, 총 매출액은 69.4% 감소를 기록했다. 관광산업 생산지수 역시 2019년 12월 111에서 2020년 2월 87.7로 곤두박질 친 이후 80~90 수준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최 실장은 “다행스럽게도 UNWTO에 따르면 2022년 국제관광 시장은 2019년 대비 40~50% 수준까지는 회복될 전망”이라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2024년 이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거리두기 완화와 확산세 진정으로 국내 업계에도 활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방역위기 대응에서 엔데믹화 이후 새롭게 도래할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광산업의 성장 방향성을 모색하고 정책을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관광생태계 조성 및 탄소중립 추진 기반 구축 지원 ▲관광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지원 ▲인구감소지역 관광활성화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 엔데믹 준비를 위해 당장 시급한 과제로는 ‘방역조치 완화’와 더불어 ‘회복시점까지의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사무처장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국제관광수요가 90% 가까이 증발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만으로는 업계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며 “변화된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방한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을 2019년 수준으로 정상화 하고, 외교부의 ‘여행경보단계’를 완화해 업계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출입국 절차 및 국제 항공노선의 정상화를 건의했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본부장은 “많은 국가들이 출입국 절차 정상화를 진행 중인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PCR음성확인 등 규제가 엄격해 비용 부담과 출입국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PCR음성확인절차를 폐지하고 백신미접종 소아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야도착시간 제한 등 방역정책으로 축소됐던 국제 항공노선과 슬롯도 확대해 여행수요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면세점업계는 정책지원 연장과 면세 관련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신자현 면세접협회 본부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중국 등 경쟁국의 면세산업 집중육성으로 국내 면세업계 회복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기한을 연장하는 등 경영부담 완화를 지원하는 한편, 면세한도 상향과 보세판매장 특허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인력 채용 지원과 세제 합리화를 건의했다. 정오섭 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기간 동안 종사자가 2~30% 감소한데다 청년들의 관광산업 일자리 기피가 심화돼 인력수급이 어려운 상황” 이라며 “일자리 지원금 등 고용 지원과 인재 이탈방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경쟁력 감안해 호텔산업에도 부가세영세율, 호텔 사용토지 분리과세 적용 등 세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