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계양을서 '이재명 나와 달라' 여론 많이 형성 중
오세훈, 4선 도전인데 계속 밑그림만 그리고 있어
尹 용산 집무실 이전 관련 피해보상 청구할 것"
공천 배제(컷오프) 됐다가 번복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송영길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선택됐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노동 운동가, 인권 변호사, 인천시장, 5선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집권여당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쌓은 송 후보에게도 이번 선거는 절대로 녹록지 않은 싸움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5월 10일) 후 22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3·9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서울 지역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4.83%p(31만 766표) 차이로 패배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인 '싸늘한 부동산 민심'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송 후보는 한 달 안에 왜 자신이 서울시장 적임자인가를 1,000만 서울시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데일리안은 2일 서울 중구 무교동 선거캠프에서 송 후보를 만나 '왜 송영길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그의 답을 들어봤다.
송 후보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3·9 대선 패배의 핵심 원인은 부동산 문제와 내로남불 때문이었는데, 나는 이 두 가지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며 "앞으로 TV토론 등을 통해 이런 부분들이 알려지면, 서울 시민들은 송영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송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일관되게 종부세·양도세 완화를 주장해왔고, 그 법을 (당 대표 시절에) 통과시켰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공약으로 △초고가 주택 제외한 1인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양도세 중과 2년 유예 △내곡동 개발로 반값 아파트 5만호·구룡마을 개발로 1만 2천호 공급 △누구나집 프로젝트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송 후보는 내로남불과 관련해선 "지금도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고, 땅을 소유해본 적도 없고, 위장전입을 해본 적도 없다"며 "(또) 아들·딸은 '아빠 찬스' 없이 자기 힘으로 다 취직했고, 아들은 군대도 잘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점차 힘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선 "어떤 형태로든지 지방선거나 보궐선거에 기여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역(계양을)에서도 '이 고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많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해선 "별로 평가할 게 없다"며 "이번에 4선에 도전하는 건데, 계속 밑그림만 그리고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송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선 "윤 당선인의 임기가 끝나면,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을 경우엔) '원상복구'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용산 주민들의 재산권·교통권·통신권 침해 등과 같은 각종 피해 사례들을 모아서 시정을 요구하고, 시정이 안 되면 피해보상을 청구할 것"이라며 "일단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를 다룰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宋, 우여곡절 끝에 후보로 선출…"도마 위 생선 된 것 같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20년 넘게 정치를 해오면서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받은 적은 처음인 것 같은데, (경선 과정 동안) 심경이 어땠나.
"도마 위에 있는 생선이 된 것 같았다."
- 지난 4월 29일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되고 난 뒤에 "일단 우리당 내부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원팀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나.
"조금 전에 기동민 서울시당위원장(성북구을)이 이곳을 방문했는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방안을 같이 논의했다. 또 윤건영(구로구을)·정태호(관악구을) 의원이랑도 어제 통화를 했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하나씩 해나가겠다."
- 송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운동권·정치권 40년 동지' 우상호 의원(서대문구갑)과도 교감 중인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시장 출마 과정에서 사전에 본인이랑 상의 안했다는 것에 대해 서운함이 아직 남아있겠지만, 결국 '대의'에 함께하지 않겠나."
-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차출설'이 점차 커지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지 지방선거나 보궐선거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 지역 여론은 어떤가.
"'이재명 고문이 나와 달라'는 여론이 많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송영길이 있었던 자리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아쉬움이 큰 것 같다. (거물급이 아니면) 양이 안 차시지 않겠나. 하하하."
- 오늘 채이배 민주당 비대위원이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한 말씀만 드리겠다. 2010년 계양을 보궐선거 공천이 여러 가지 부딪히면서 김희갑 민주당 후보가 계양을에 나왔는데 떨어져 버렸다. 그런 게 반복이 안 됐으면 좋겠다."
"중도층 잡기 전략? '조국 사태'도 사과했고, 종부세·양도세 완화 일관되게 주장"
-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 나타나는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민주당에게 굉장히 불리하다. 실제로 체감하는 바닥 민심은 어떤가.
"체감하는 민심은 좀 다르다. 서울 시내를 다녀보면 분위기와 반응이 좋다. 격려하는 시민들도 많다."
- 선거에 이기기 위해선 중도·부동층 표심 잡기가 중요한데, 어떤 전략이 있나.
"나는 민주당에서 강성파가 아니다. 일부 강경한 면도 있었지만, 당 대표가 되고나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고,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완화를 일관되게 주장하면서 청와대와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 법안을 통과 시켰다. 또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1인 1주택자 종부세는 폐지하고, 양도세 중과는 2년간 유예하겠다고 했다. 서민·무주택자를 위한 '누구나집 프로젝트'도 정말 획기적이고 혁명적인 거다. 집값의 10%만 있으면, 10년간 거주한 뒤 최초 분양가격으로 집을 살 수 있다. 집값이 올라도 걱정 안 해도 된다. '누구나집'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도 찬성했다. 게다가 나는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도 안 했고, 장관도 안 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3·9 대선 패배의 핵심 원인은 부동산 문제와 내로남불 때문이었는데, 나는 이 두 가지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일관되게 종부세·양도세 완화를 주장해왔다. 또 지금도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고, 땅을 한 번도 소유해본 적이 없다. 위장전입을 해본 적도 없다. 아들·딸은 '아빠 찬스' 없이 자기 힘으로 다 취직했고, 아들은 군대도 잘 다녀왔다. 앞으로 TV토론 등을 통해 이런 부분들이 알려지면, 서울 시민들은 송영길을 선택할 것이다. 송영길을 서울시장으로 뽑아주면, 170석에 달하는 민주당의 지도부를 잘 설득해서 나의 공약이 잘 실현되도록 하겠다."
- 오세훈 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별로 평가할 게 없다. 오 시장은 이번에 4선에 도전하는 건데, 계속 밑그림만 그리고 있다. 작년에 오 시장이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TV토론 하는 걸 보니까 밑그림을 다 그려 놨던데, 일 년 동안 뭐하다가 아직도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가. 이제는 서울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 예정인가. 서울·경기·인천 '삼각 편대' 구성하나.
"이재명 상임고문이 참전을 해야 한다. 이 고문이 보선에 출마를 안 하면, 전국을 돌면서 선거운동을 하겠지만, 보선에 출마를 하면, 수도권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
- 서울시장 후보 확정되고 나서 이 고문이랑 연락은 해봤나.
"후보 되고 나서 이 고문을 포함해 모든 상임고문들한테 전화를 드렸다. 이 고문은 '고생했다'고 하더라."
- 왜 송영길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어야 하나.
"송영길 당선은 윤석열 정부가 오만하고 교만해서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백신 주사'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유일한 광역단체장이다. 내가 당선이 되면,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달리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겠다."
-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유력한 대권주자로 우뚝 올라서게 될 텐데, 2027년 대권에 도전하나.
"(손사래를 치며) 아유,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 달라. 그건 오세훈 시장도 마찬가지지 않나."
"尹 임기 끝나면, 집무실 (靑으로) 원상복구 될 것…선대위 차원 대책위 구성"
- UN 제5본부 서울 유치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에 들어가는 비용은 1조 5000억 원인데, 유엔 본부 설치는 800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사드 배치 비용 반값으로 한반도 평화 보장, 2만여 개의 국제 관계 일자리 생성, 10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 등을 만들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통화를 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나는 이미 인천시장 할 때 세계녹색기후기금(GCF) 본부 유치와 세계은행(WB) 한국지부를 인천에 유치한 경험이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고, 4대 강국의 언어를 구사하고,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정치인들과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임기 내에 유치할 자신이 있다. 며칠 전에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Legion d’honneur Officier)를 수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UN 제5본부 서울 유치를 도와 달라'고 편지도 보냈다.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 하늘을 나를 거다."
- UN 제5본부를 설치할 때 염두에 둔 지역은.
"일단 용산을 예상하고 공약을 한 건데, 용산뿐만 아니라 강남 등 다른 지역도 살펴볼 예정이다."
-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 청와대 인근과 용산 주변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끝나면,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을 경우엔) '원상복구'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대차 계약에서도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건물 구조를 변경했을 땐 임대 기간이 종료되면 원상복귀 의무를 부여한다.
(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윤석열 정부 임기) 5년 동안 피해 입은 것에 대해 서울시에서 피해보상을 청구할 것이다. 용산 주민들의 재산권·교통권·통신권 침해 등과 같은 각종 피해 사례들을 모아서 시정을 요구하고, 시정이 안 되면 피해보상을 청구할 거다. 일단 선대위 차원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를 다룰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윤 당선인의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말도 어불성설이다. 코로나19 터지기 전에는 1년에 80만 명 정도가 청와대를 관람했다. 이미 국민에게 돌려줬는데, 뭘 돌려준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보고 싶은 것은 대통령이 일하고 있는 집무실이다. 경복궁 구경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빠져나간 청와대를 보고 싶어 하겠나.
또 윤 당선인이 국방부로 들어가면, 국민과 훨씬 더 단절될 거다. 거기는 데모와 1인 시위를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