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유영하' 수성을 컷오프
창원의창 '박정하', 보령 '장동혁'
계양을, 원주갑, 제주을 탈환 겨냥
여소야대 출발 '尹정부 조력' 목표
국민의힘이 오는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마무리 지으면서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4개 지역구 수성에 이어 강원 원주갑, 제주을, 인천 계양을 등 험지로 분류된 지역에서도 선전을 노리겠단 전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기존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3곳 중 한 곳만 끌어오더라도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 지원을 위해 향후 선거 운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6·1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국회에서 4차 회의를 개최하고 총 6곳 지역구의 후보 공천을 완료했다. 우선 공관위는 경기 분당갑에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단수공천했다. 지난 8일 분당갑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 전 위원장은 전날 오후 공관위 면접을 마친 뒤 "초선 당시 상계동 지역구 선거에 나갔을 때 한 달 내내 운동화 신고 계속 걸었다니면서 모든 골목 다 찾다보니 운동화가 떨어졌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밑창이 떨어질 정도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당갑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김은혜 전 의원의 지역구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선 김은혜 전 의원이 7만8134표(50.06%)를 획득해 7만7006표(49.34%)를 얻은 김병관 민주당 후보를 1128표(0.72%p)차로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안 전 위원장을 분당갑에 단수공천하며 기존 지역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를 결정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인천 계양을에는 윤형선 전 계양을 당협위원장이 확정됐다. 윤 전 위원장은 지난 6년 동안 계양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직전 두 차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윤 전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 3만4222표(38.74%)를 획득한 바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계양을을 떠나게 된 송영길 전 대표는 21대 총선 당시 5만1821표(58.67%)를 획득했다. 윤 전 위원장과 함께 유력한 이 상임고문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최원식 전 의원은 보궐선거 출마를 고사했다.
홍준표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를 결정하면서 공석이 된 대구 수성을에는 이인선 전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위원이 공천을 받았다. 홍 전 의원과 대구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 등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경상북도 정무부지사와 경제부지사 등을 지내며 대구에 연고가 깊은 이 전 위원을 공천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이 같은 판단에는 국민의힘의 공천혁신의 여파도 반영됐다. 윤상현 위원장은 "이번 후보 공천에 있어서 여성 인재를 발굴하는데 우선점을 뒀다"며 "공직선거법 47조 4항에 따르면 각 정당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 의원을 공천할 때 여성 비율을 30% 이상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우리(국민의힘)도 당헌·당규에 따라 정치참여 여성 인재를 발굴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박완수 전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경남 창원시의창구을 지역에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 후보로 뽑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경남 거창 출생인 김 전의원은 15대(비례)·16대(비례)·17대(고양시 일산구을)·18대(고양시 일산서구) 국회의원을 지낸 경력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의정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창원의창을 지역을 수성할 계획이다.
김태흠 전 의원이 충남도지사로 출마하면서 빈 충남 보령·서천 지역구는 장동혁 전 대전시당위원장이 채우게 됐다. 장 전 위원장은 지난 대전시장 후보를 노렸으나 컷오프 된 후 보령·서천 지역 출마가 구체화 됐다. 충남지사에 출마한 김 전 의원도 국회의원 사퇴서 제출직후 대전을 방문해 장 전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광재 전 의원이 민주당 소속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공석이 된 강원 원주갑엔 박정하 원주갑 당협위원장이 선출됐다. 박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실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 춘추관장, 대변인 등을 지냈다. 원주갑은 지난 19, 20대 총선에선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던 이력이 있는 지역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선 박 위원장을 내세워 탈환을 노리겠단 입장이다. 제주을은 오는 11일 여론조사 경선 결과 최다 득표자를 공천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공천을 마치면서 기존 지역을 지키면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가져갔던 지역구 탈환을 시도할 방침이다. 전날 취임식과 함께 공식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돕기 위해 의석 수를 최대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광역별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10대 7로 승리를 거뒀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선 이를 유지하거나 11대 6까지 만들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며 "보궐 선거에서도 강원, 제주, 인천 중 한 곳만 민주당에서 탈환할 수 있다면 승리했다고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인한 국정운영의 어려움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의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가능한 한 모든 지역구를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