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공모주펀드, 잇따른 대어 IPO 철회에 자금 유출 ‘가속’


입력 2022.05.17 05:00 수정 2022.05.16 16:2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공모주 영업익 전망치 하향…3개월새 1조1013억 순유출

ⓒ게티이미지뱅크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연이은 상장 철회로 공모시장이 움츠러들자 공모주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탄력이 실리고 있어 유동성 회수에 따른 공모시장 한파 우려는 지속할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5조7009억원으로 3개월 전(6조8022억원)과 비교해 1조1013억원이 순유출됐다. 누적수익률은 -0.96%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혼합형 공모주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종목은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A-E’로 4.83%를 기록했다. 그러나 ‘웰컴공모주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제4호[주식혼합-파생형]C’(-4.62%) 등 부침을 겪은 대부분 종목의 수익률은 -5%에 육박했다.


공모주펀드는 펀드 운용 방침에 공모주 청약이 포함된 펀드를 말한다. 통상 전체 설정액의 10~30%를 공모주로 채우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주식 등으로 구성한다.


지난해만 해도 공모주펀드는 활황이었다. 유입된 자금 규모만 1조8909억원에 달했다. 최근 몇 년 간 뜨거웠던 IPO 열풍에 청약을 통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자 투자자들이 간접투자 활로를 적극 모색한 영향이다.


최근 공모주펀드의 자금 유출은 IPO 대어들의 잇따른 공모 철회와 공모주들의 상장 후 주가 부진으로 간접투자 방식으로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어를 포함해 총 6종목이 상장을 철회했다. 증시에 입성한 공모주들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신규 상장 23종목 중 절반 가량인 10종목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최근 3개월 공모주펀드 설정액과 누적수익률 추이. ⓒ에프앤가이드

증권업계는 최근 공모주의 부진은 고평가 논란 등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몸값에 비해 실적이 받쳐주지 않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1~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크래프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월 초 3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2조4000억으로 하향 조정됐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미 전망치를 하회한 상황에서 2022년에 대한 영업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된다면 신규 상장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우려는 현실화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술주가 다수인 공모주 특성 상 긴축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재 시장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미래 실적의 할인율이 커진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당장 의미 있는 실적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술성장기업을 기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에 대한 투심이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몸값 설정 등 시장이 납득할만한 예비상장사들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 모은다.


김한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중복상장을 이유로 상장지분가치만 30% 가량 할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지주회사 할인이 확대될 수 밖에 없었던 요인들이 늘어나며 할인율의 절대치가 높아졌다”며 “전체 순자산가치(NAV)와 시총의 괴리율을 할인율로 점검하는 방식이 보다 설명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