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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사망보험 역마진의 늪…금리 인상 '공포'


입력 2022.05.26 06:00 수정 2022.05.25 11:2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연 이자 부담 4%대 중반 달해

자산운용 수익률은 3% 턱걸이

국내 생명보험사의 사망보험을 둘러싼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3대 생명보험사가 사망보험 고객의 보험금을 마련하기 위해 짊어지고 있는 이자 부담이 연간 4%대 중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산운용 수익률은 겨우 3%대 초반에 머물면서 역마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망보험이 영업 실적의 핵심인 탓에 고민만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사망보험 관리를 둘러싼 생명보험업계의 공포 심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가 사망보험금 지급을 위한 준비금 조성 과정에서 감당한 평균 금리는 4.57%를 기록했다.


생보사별로 봐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우선 한화생명의 사망보험 준비금 관련 이자율 부담이 4.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의 해당 수치는 각각 4.60%와 4.33%를 나타냈다.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사망보험 준비금 관련 부담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문제는 이들이 자산운용을 통해 거두고 있는 투자 수익률이 3%를 겨우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망보험만 놓고 보면 생보사들이 1.5%p에 가까운 역마진을 감내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 생보사들이 운용 가능한 자산을 투자해 올린 수익률은 올해 1분기 평균 3.13%에 불과했다. 교보생명이 그나마 3.99%로 가장 높았고,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각각 2.75%와 2.66%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생보사 입장에서 사망보험에 힘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망보험은 생보업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상품이다.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야 보험금을 지급하는 다른 보험과 달리, 누구에게나 반드시 벌어지는 사건인 사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생보사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생보업계는 여전히 보험 관련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사망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3대 생보사가 올해 1분기에 거둔 수입보험료 중 사망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42.8%에 달했다. 이어 생존보험이 18.2%, 생사혼합보험이 8.9%, 단체보험이 1.3% 정도였다.


생보사별로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 가운데 한화생명은 49.6%를, 삼성생명은 44.0%를 사망보험에서 거두고 있었다. 그나마 교보생명의 사망보험 수입보험료 의존도가 34.5%로 낮은 편이었다.


문제는 금리 인상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시장 금리가 오를수록 사망보험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이자가 지금보다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각각 0.25%p씩 인상되며 1%대를 회복했다. 이어 올해 1월과 4월에도 추가 인상이 단행되며 기준금리는 1.50%까지 올라섰다. 당장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 인상이 점쳐진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2%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금리 인상폭이 커지면서 사망보험을 둘러싼 생보사 간 출혈경쟁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염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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