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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4개 광역단체장 국민의힘 싹쓸이…표심 가른 '윤심'


입력 2022.06.02 04:45 수정 2022.06.02 04:4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충남북 12년, 대전 8년 만에 정권교체

세종시장, 보수정당 후보 첫 당선

'충남의 아들' 윤석열 마케팅 효과

검수완박·성비위 등 野 실망감 반영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1일 당선이 확실시 되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김태흠 캠프

대전·충청 광역자치단체장 4곳의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캐스팅 보터 지역을 모두 석권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전체 지방선거 승리를 선언할 수 있게 됐다. 충청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선거 초기만 해도 국민의힘은 충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승리를 자신하지 못했다.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선거는 박빙, 심지어 세종시장 선거는 열세를 예측했었다. 무엇보다 지역구 의원은 물론이고 지자체장과 지방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조직력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충북도지사 선거에서는 개표율 92% 기준,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가 58.5%를 득표하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노영민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는 무려 17.01%였다. 충남도지사 선거에서는 개표율 90% 기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54.57%로 현직 양승조 민주당 후보를 12.15%p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3.9 대선 당시 이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5% 안팎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마지막까지 초박빙 양상을 보였던 대전에서는 개표율 91.92% 기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51.23%를 득표해 역시 현직인 허태정 민주당 후보(48.76%)를 상대로 신승하는 분위기다. 충남과 충북은 12년 만에, 대전은 8년 만에 국민의힘 정권이 탄생하게 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세종시장 선거였다. 세종시는 정치권에서 '이해찬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보수정당 후보에게 단 한차례도 시장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7% 이상 앞섰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지선에서는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52.84%로 현직 이춘희 민주당 후보를 5% 이상 앞섰다.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가 2일 당선이 확실시 되자 두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정가에서는 충청 출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와의 찰떡 공조를 바탕으로 한 지역 발전 공약을 내세웠다. 김태흠 후보는 "충청의 아들 윤 대통령이 있을 때가 충남이 발전할 기회"라며 교통 인프라 확장 및 첨단산업 유치를 약속했고, 이장우 후보 역시 도시철도 3~5호선 동시 추진, 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전면에 배치했다. 김영환 후보는 "제가 윤석열 정부와 가깝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충북 발전을 위해 정부와 협조하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 관계자는 "50년 만에 충남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것에 대해 도민들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10여 년 동안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대전·충청·세종 모두 민주당이 이겼고, 총선에서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고전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도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충청 지역은 전통적인 스윙 보터 지역으로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층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따라서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처리 강행, 최강욱·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등 논란으로 커진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표심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선거 국면에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을 밀어붙였고,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발언이 있었는데 잘못했다고 하면 끝날 일을 17명의 의원들이 '지키자'고 서명을 했다"며 "저 당은 희망이 없다고 유권자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김해영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대선 때 0.73% 패했는데 패인 분석을 그동안 민심과 동떨어진 당의 행보에서 찾지 않고, 개혁의 선명성이 부족하다는 미명 하에 강성 지지층 요구를 뒤쫓는 행태가 패배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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