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훈 "확인 결과 전처 '애로부부'에 사연 신청한 적 없어"
주어 없이 떠도는 분노 유발 사연은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특히 유명인을 상대로 한 폭로성 사연은 분노가 더해져 관계없는 피해자들까지 만들어낸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폭로일까. 자극과 화제만 쫓는 예능 프로그램의 익명, 이니셜 폭로 행태가 또 논란을 빚었다.
최근 방송한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에서는 고발인 A 씨가 개그맨 전 남편이 가정폭력, 불륜을 저질러 이혼했다고 밝히고 4년째 양육비를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연이 소개되는 과정에서 공채 출신이며, 현재는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후 사업으로 성공했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개그맨 임성훈이 지목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임성훈이 SNS은 폐쇄했다.
이에 임성훈은 유튜브 채널 '다윗지희커플 Orange couple' 채널에서 전화연결을 통해 "90%가 거짓말이다. 채널A에도 전화를 한 상태다. 양육비를 한 푼도 주지 않았다는 것도, 폭행을 했다는 것도, 전처의 어머니에게 8000만 원 빚이 있다는 것도 모두 거짓"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폭행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밀리긴 했지만 양육비를 150만 원씩 지급했다. 채널A를 고소할 예정이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임성훈이 확인한 결과 전처는 '애로부부'에 사연을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임성훈은 '애로부부' 당사자도 아니었고, 오해를 받아 불필요한 비난을 받고 가족들의 신상까지 털리는 등 상처만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박성광은 임성훈과 함께 찍은 사진만으로도 불똥이 튀기도 했다. 결국 박성광은 일부 네티즌들의 요구로 "1년 전 선배 도움 요청으로 라이브 커머스 두 번, 방송을 위한 사전 미팅 한 번 진행한 것이 전부다. 방송 에 언급된 어떤 사실도 알지 못한다"라는 해명까지 내놔야 했다.
'애로부부'의 이 같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실제로는 불륜과 과소비를 즐겼고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했다는 사연이 공개됐고 사랑꾼 이미지로 알려졌던 조현우가 지목받아 해명을 내놨다. 네티즌들은 조현우 외에도 K-리그 일부 선수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지난해에는 스포츠 금메달리스트 남편이 합숙 핑계로 외도를 일삼았다는 사연 방송돼 김동성과 이승훈이 나서서 의혹을 부인했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전의 논란을 비웃 듯 지난 4일 '애로부부'는 유명 야구 선수가 남편으로서는 오랜 세월 추악한 짓을 일삼았다는 내용을 각색해 방송을 내보냈다. 또다시 시청자들은 '평균 타율 3할대 유명 선수'라는 단서를 매개로 정체가 누구인지 찾고 있다.
과거부터 연예인들을 이니셜로 지칭해 경악할 만한 행동을 전달하는 '용감한 기자들'을 비롯해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상대 연예인으로부터 부당한 일을 겪고 폭로하는 일들은 빈번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누구인지 찾아내 사실이든, 아니든 표적을 만드는 것이 현재 일종의 놀이처럼 소비되고 있다. 애꿎은 피해자들은 속출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은 "추축을 자제해 달라"라는 말로 면피 중이다. 정말로 추측을 자제하길 바라는 건지, 유도하는 건지, 제작진들의 의중이 의심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