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로는 16번째로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홍명보, 박지성 등 한 시대 풍미했던 주장들 대거 이름
실력은 물론 책임감도 겸비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
지난 6일 칠레전을 통해 손흥민이 가입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은 단 16명의 한국 남자 선수만이 이룩한 대기록이다. 센추리 클럽은 10년 이상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돼 주전급으로 경기에 출전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역대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을 보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주장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역대 최다 A매치 출전 기록(136경기)을 갖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주장을 맡았다. 특히 한일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를 이끌며 ‘영원한 캡틴’으로 불렸다.
역대 최다 A매치 출전 기록 3위(133경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운재 골키퍼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아 축구 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승리를 견인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손흥민과 함께 유이하게 센추리 클럽에 가입돼 있는 기성용(FC서울·110경기)은 지난 2014년 10월 14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처음 주장을 맡아 2015 아시안컵,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약 4년 동안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손흥민과 함께 통산 100경기 출전한 박지성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아 한국 남자 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실력은 물론 성실함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게 될 경우 책임감까지 겸비해야 한다. 주장은 동료 선수들에게도 인정받은 선수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에 주장을 맡았던 박지성과 기성용은 매번 장거리 비행을 마다하지 않고 대표팀을 위해 달려와 헌신했다. 이로 인해 둘은 비교적 일찍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특유의 몸 관리와 성실함으로 나란히 센추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8년 5월 대구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서 처음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도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부분 경기에서 캡틴으로 활약하면서 책임감을 발휘했다.
지난 2019년에는 잦은 A매치 출장으로 ‘혹사 논란’이 불거지자 취재진 앞에서 “최대한 대표팀에서 오래 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벤투호는 손흥민이 첫 주장을 맡아 애정이 남다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손흥민은 올해 이동국, 김태영(이상 105경기), 허정무(104경기), 황선홍(103경기) 등 대선배들의 A매치 출전 기록을 뛰어 넘을 가능성이 높다.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손흥민의 대표팀 시계가 과연 어디까지 돌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