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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외교무대 데뷔전 치르는 尹대통령, 나토 회의 우선적 과제는


입력 2022.06.23 04:01 수정 2022.06.22 23:47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우방과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 구축

尹정부 대북 입장 광범위 지지 확보

원전 세일즈 및 경제안보 협력 논의

한미일·한일 관계 개선 동시에 대중·러시아 관계 악화 최소화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취임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무대에 나설 예정이다. 데뷔전에서 어떤 역할론과 성과를 선보일지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주 29~30일 진행되는 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첫 순방길에 오른다. 대내외 안보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글로벌 외교 행사로, △유럽 우방국들과의 협력·공조 강화 △경제안보 개념을 포함한 '포괄적 안보 기반' 구축 △ 한일관계 개선 및 대중·러시아 관계 악화 부담 최소화 등이 우선적 과제로 거론된다.


먼저 유럽 우방국들과의 협력·공조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현안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새 정부 들어 달라진 대북정책 기조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준비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속에서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가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이미 공여된 지원 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인도적 지원을 발표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김 실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참여국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 자신했다. 나토 동맹국 30개국의 정상과 파트너국 정상들이 함께 참여하는 조인트 세션에서 윤 대통령에게 3분 가량 발언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시지에 이 같은 내용이 주로 담길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에 주(駐) 나토 대표부를 신설해 원활하고 지속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국들과의 네트워크 강화 등 '대EU 외교 플랫폼'을 마련할 것"이라 설명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동안 10여 개국 이상의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얻어냄과 동시에 새로운 국제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경제안보 협력 체제' 구축에도 힘쓸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우리 원전 업계가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힘쓰고 있는 체코·폴란드·네덜란드와 만나 '원전 세일즈'에 나설 예정이며 폴란드와는 대규모 첨단방위산업를, 네덜란드와는 첨단 반도체 기술 협력을, 캐나다와 미래 신흥기술분야 협력을, 덴마크와 신재생 수소에너지 및 녹색경제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에 임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의에 '글로벌 아젠다'를 세팅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들이 잔뜩 모여있다"며 "그들과의 교류, 협력을 통해 우리가 국익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라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이번 회의를 통해 지난 정부에서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미일 3국 및 한일 양국 관계를 회복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한미일 정상 4년 9개월만에 공식 3자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3자회담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총회 이후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주요 의제는 역시 북핵 문제가 될 전망이다. 관계자는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안보에 맞춰져 있고, 한미일 정상회담도 성사되면 안보 협력에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된 타깃은 북한·북핵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단,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오는 7월 10일에 열리는 일본 참의원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민감한 양국 관계의 특성상 심도 깊은 논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따라서 이번 회의 기간 동안에는 양국이 '풀어사이드(pull-aside) 방식'의 5분 가량 약식 회담으로 공식 정상회담을 갈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른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와 함께 윤 대통령이 대중·러시아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시키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당시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재편 움직임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것을 놓고 중국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우리는 나토의 파트너국으로서 초청을 받았고, 군사·경제·무역 환경의 변화에 대한 포괄안보의 차원에서 네트워크 확대와 심화를 위해 가는 것"이라며 "나토 회의 참석이 반중 혹은 반러 정책으로의 전환이라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쟁이 발생했고, 평화와 자유에 대한 위협에 힘을 모아 대처하는 것을 반중이라 얘기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며 "보편적인 가치와 규범에 동조하는 나라들의 모임이 나토로, 그 뜻에 함께하지만 다른 지역에 살고 잇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네 나라가 초대된 것"이라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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