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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배우 이정신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들


입력 2022.06.24 09:19 수정 2022.06.24 09:0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씨엔블루 이정신은 최근 종영한 tvN '별똥별'을 촬영한 모든 날들이 즐거웠다. 자신이 촬영하면서 느꼈던 기분 좋은 설렘과 유쾌함, 좋은 사람들과 주고 받는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했다.


이정신도 자신이 연기한 도수혁 캐릭터를 한껏 즐겼다. 무엇보다 조금 더 연기를 더 넓은 폭으로 바라보고 접근할 수 있는 계기와 자신감을 선물한 '별똥별'이기에 뜻깊다.


ⓒFNC엔터테인먼트

'별똥별'은 '별(STAR) 들의 똥을 치우는 별별 사람들'이란 뜻으로, 하늘의 별과 같은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이정신은 극중 스타포스 엔터테인먼트 고문 변호사 도수혁 역을 맡았다. 이정신은 '별똥별'의 배경이 된 엔터계에 직접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흥미롭게 촬영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저는 연예인으로 활동하다 보니 공태성 캐릭터를 보며 공감을 했어요. 태성이처럼 극심한 안티는 없지만 가끔 제 이름을 찾아보면 좋은 말도 있고 이유 없이 싫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공태성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스펙타클한 일들을 보며 충분히 공감했죠."


도수혁은 깔끔한 외모와 큰 키, 재력과 지적임까지 갖춘 캐릭터다. 퇴근 시간 이후에 일하는 걸 싫어하고 일처리도 매사 깔끔한 인물이다. 시나리오 5부까지 나왔을 때 이정신은 캐릭터 분석을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제 또래 엔터 전문 변호사는 없더라고요. (박)소진 누나는 기자 역할이라 기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변호사로 오래 엔터계에 계신 분의 책을 선물 받았어요. 그래서 그 책을 보고 연구했죠. 장르물이 아니라 로코기 때문에 법적인 용어나 디테일 보다는 성향을 많이 연구했어요. 수혁이가 MZ 세대 변호사로 나왔는데 사실 저는 MZ 세대보다는 기성세대의 생각과 마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웃음)"


도수혁은 극 초반 한별(이성경 분)에게 호감을 느껴 고백하지만, 후반에는 기쁨(박소진 분)에게 마음을 주는 러브라인 위에 있었다. 또 공태성과 라이벌에서 우정을 나누는 감정 변화도 표현해야 했다. 이정신은 도수혁이 각 인물들과 있을 때 다른 케미스트리를 발산해, 도수혁의 감정선이 시청자들에게 무리 없이 녹아들 수 있도록 접근했다.


"공태성과의 유치한 대립은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공태성, 한별과 삼각관계가 끝나고 기쁨과 이어지면서 다른 분위기를 내려고 했죠. 한별과 수혁은 성향이 달랐지만 기쁨과 수혁은 비슷한 인물이었어요. 수혁과 기쁨은 마치 어른들의 연애를 하는 사람인 것 같았죠. 실제로 시청자들도 기쁨과 있을 때 성숙한 수혁의 매력이 더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자칫 잘못하면 수혁이 철새처럼 보일 수 있어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예쁘게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작가님도 수혁의 그런 점을 고려해서 기쁨과의 이야기를 만들어주시기도 했고요."


박소진과의 호흡도 좋았다.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박소진을 보면서 시너지를 얻기도 했다.


"소진 누나가 감정 연기할 때 집중력이 엄청 좋더라고요. 바에서 기쁨이가 가지고 있는 슬픔을 수혁에게 고백하는 신에서 누나가 먼저 촬영을 시작했는데 집중력을 깨고 싶지 않더라고요. 또 소진 누나가 감독님께 '내가 이 드라마에서 이런 신을 찍을 수 있어서 복 받은 것 같다"라고 말하는 걸 듣고 '참 진심이구나'를 느껴 인상 깊었어요."


ⓒFNC엔터테인먼트

이정신에게 '별똥별'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 동안 자신이 살피지 못했던 홍보팀, 매니저 등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구석까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해주시는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놓치고 가는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친해져야 할 사람끼리 더 멀고, 다른 회사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저의 회사 스태프 분들과 더 친해져야겠다, 더 잘 챙겨야겠다. 적어도 말, 행동 하나라도 신경 써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특히 적어도 저 때문에 일이 딜레이 돼 다른 사람들이 더 수고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란 다짐도 했고요"


사실 '별똥별'은 시청률 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1.5%(닐슨, 전국)로 종영해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못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달랐다. 일본 유넥스트 에서 1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비키에서는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하며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 시청률은 사실 생각 안 한 지 꽤 됐어요. 한국 콘텐츠 문화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케이팝이 잘 되면서 한국의 콘텐츠를 더 궁금해하고 좋아해 주는 흐름이 생겼잖아요. 해외에서는 자신들이 관심 있는 아티스트, 엔터테인먼트 이야기이다 보니 궁금해서 더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또 달달한 이야기 안에 추리를 할 수 있는 장치들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사람으로 치유되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매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정신은 과거 자신도 모르게 '멋진 역할'을 바라왔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역할로 대중과 만나고 싶다. 만들어진 멋진 캐릭터보다 어떤 역할이든지 잘 소화하는 일이 더 멋진 일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연기를 더 잘해내고 싶다는 욕심을 고백하는 이정신의 모습이 빛나기 시작했다.


"차기작 빨리 하고 싶어요. 특히 색깔이 확실한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어요. 입대 전 OCN '보이스 4'에 살인마로 특별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결과물이 꽤 마음에 들었어요. 이제 나이도 30대로 넘어왔고 지금까지는 부드러운 역할을 했으니 기회가 된다면 센 역할을 하고 싶어졌어요. 사실 예전에는 저도 모르게 멋진 역할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땐 아니라고 했는데 솔직히 인정할게요.(웃음) 이제 제 안에 기준이 달라졌어요. 어떤 역할이든 제대로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고,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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