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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탈출’ 급한데…LG디스플레이, LCD 사업 어쩌나


입력 2022.07.07 06:00 수정 2022.07.06 16:17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LCD 매출 70% 달하는 LGD "당장은 못 접어" 보수적 방침

"접어야 산다" VS "전략적 판단 고려해야" 업계 목소리

LG디스플레이 본사 전경.ⓒ연합뉴스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침체에 발목 잡혀 LG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다르게 LCD 종료를 공식화하지 않은 LG디스플레이를 둘러싸고 '접어야 산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공개될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영업 실적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적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년 2분기 이후 정확히 8분기 만의 적자 전환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에 대한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평균화한 수치다. LGD의 2분기 실적을 두고 하이투자증권은 영업손실 2950억 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영업손실 3470억 원, DB금융투자는 영업손실 2613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실적 전망은 지난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2분기 영업손실 798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중 LCD 생산라인을 더 큰 폭으로 축소하거나 중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CD 적자 폭 그 자체도 문제지만, LCD 가격 하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수요마저 주춤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LCD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5%가 넘어 섣불리 철수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사업 철수'가 아닌 '축소'로 보수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이유다. 반대로 최근 사업 철수를 강행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캐파가 낮았기에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쟁사와 비교해) 사업 구조가 다른 부분이 있다보니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도 똑같을 순 없지 않겠느냐"라며 "LCD에 대한 투자 부분은 아무래도 많이 줄어든 상태고 OLED 쪽으로 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도 사이클이 있다보니 언제까지 떨어지기만 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다만 LCD도 고부가 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단순히 재무적 판단으로는 LCD 철수가 맞지만, 향후 LG전자가 패널 전량을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때 그를 견제할 업체가 없다는 문제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라면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LG전자로부터 출혈을 강요받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사업 철수로 인한 수급 우려 리스크가 존재는 하되 그다지 높진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 중국 BOE가 단가를 올려받고 해서 삼성측에서 곤혹을 당한 적이 있는 걸로 알긴 한다"면서도 "중국의 LCD 패널 생산 캐파가 크긴 하지만 사실 대만 등 다른 나라도 있고 대안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관계자는 "전략적 판단도 있지만 전체 시장 침체 상황의 재무적 판단을 봤을 때 점진적인 사업 철수가 맞지 않을까 본다"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어 "LCD에 따른 매출 비중이 70%에 가깝기 때문에 달아나기 전략을 쓰되, 대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가 3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 소멸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 중국의 계속되는 생산 물량 공세로 인해 당분간은 회복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편 통계청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 33.2%를 차지했다. 저가 LCD를 앞세운 중국은 이보다 앞선 41.5%의 점유율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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