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 3.16%
정기적금 2.6%…꾸준히 오름세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이미 대부분 3%대로 올라와 있는 가운데 조만간 4%대의 상품도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16%로 집계됐다. 지난 달(2.95%)에 비해서는 0.21%p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28%p나 높아졌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1월 1일 2.37%를 기록한 후 꾸준히 오름세다.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연 3%대를 넘어선 것은 2013년 상반기 이후 약 9년만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BNK저축은행의 ‘삼삼한 정기예금’이 3.60%의 금리를 제공하며 4%대에 가까워졌다. 이어 더불저축은행과 오투저축은행이 연 3.56%, OK저축은행이 3.56%로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들은 전날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수신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연 4%의 예금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하나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금 8종과 적금 11종 등 총 20종의 수신금리를 최대 0.9%p 올린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정기예금 21종과 적금 25종 상품의 금리를 최대 0.8%p 인상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오는 15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0%p 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한은의 빅스텝과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바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일부터 보통예금(파킹통장) 금리를 2.2%로 0.6%p 올렷으며,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 금리는 0.29%p 올린 3.53%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정기예금 금리를 0.25%p 인상해 기존 3.10%에서 3.35%로 올려 놓았다.
적금금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2.6%로 올해 1월 1일 2.3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다.
모아저축은행은 전날 정기적금 금리를 최고 0.8%p 인상했다. 비대면 e-모아 정기적금의 경우 연 4.0%의 금리를, 창구 가입 정기적금은 연 3.9%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연 6.0% 금리를 제공하는 ‘플렉스(FLEX) 정기적금’ 특판에 돌입했으며, KB저축은행은 ‘KB착한누리적금’을 통해 연 4.5%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융권은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동자산이 고금리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에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19조5000억원 늘어난 78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빅스텝과 향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