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내내 공격수만 했던 모우라, 윙백으로서도 인상적 활약
새 시즌 앞두고 영입한 히샬리송, 손흥민-케인과 스리톱 구축
모우라 윙백 전환 성공하면 콘테 감독 강력한 옵션 하나 추가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루카스 모우라를 윙백으로 세우는 실험을 했다.
토트넘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쿠팡플레이시리즈 세비야FC와의 친선경기에서 1-1 무승부 결과를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각각 4위에 올라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강팀들 대결답게 친선전 이상의 열기가 묻어났다.
EPL 역대 최다인 41골을 합작한 손흥민-해리 케인은 이날도 골을 빚었다. 0-0 맞선 후반 5분, 손흥민이 수비수를 등지고 케인에게 연결한 볼을 케인이 골로 마무리했다. 4만여 한국 관중들 앞에서 선제골을 합작한 둘은 EPL 무대에서처럼 서로를 껴안고 기뻐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 13일 열린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나란히 후반 교체 출전, 멀티골을 터뜨리며 6-3 승리를 이끌었다. 그때처럼 승리는 거두지 못했다. 토트넘은 세비야의 핵심전력인 이반 라키티치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1-1 무승부에 만족했다.
‘손케 듀오’ 활약 못지않게 눈길을 모은 선수가 모우라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공격수로만 뛰어왔던 모우라가 이날은 윙백에 자리했다. 콘테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들면서 최전방에 케인을 세우고 왼쪽에 손흥민을 배치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을 세웠다. 콘테 감독은 지난 15일 훈련 중에도 제로톱 또는 오른쪽 윙어로 뛰어왔던 모우라를 오른쪽 윙백으로 뛰게 했다.
세비야전에서 보여준 모우라의 윙백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수비 가담에 따르는 부담이 큰 포지션이지만, 왕성한 활동량으로 효과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적극적인 수비 후 볼을 가로채 공격 본능을 안고 치고 나가는 움직임은 모우라의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콘테 감독은 경기 후 모우라의 윙백 기용에 대해 "모우라는 충분한 능력을 지닌 선수다. 이날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의 헌신적인 움직임에 만족한다"며 "섀도우 스트라이커, 측면 공격수, 이제는 윙백까지 뛰게 됐다"고 칭찬했다.
모우라가 콘테 감독 평가대로 윙백으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콘테 감독은 또 하나의 옵션을 안게 된다. 전술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콘테 감독은 첼시 감독 시절에도 공격수를 윙백으로 전환시켜 성공한 바 있다. 히샬리송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공격수로서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콘테 감독의 결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모우라의 생존과 헌신, 그리고 토트넘에 부는 변화가 다음 시즌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