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삼성 파운드리…엔비디아·AMD 품고 반전 신호탄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3.19 13:33  수정 2026.03.19 13:33

AMD와 AI 메모리 솔루션 협력 확대 MOU

차세대 반도체 파운드리까지 협력 확대 논의

엔비디아 "삼성이 생산"…GTC서 협력 공식화

메모리 넘어 제조까지…신뢰 회복 분기점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GTC 2026 현장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웨어퍼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링크드인 갈무리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잇따라 확대하며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한때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파운드리 사업이 핵심 축으로 재부상하는 흐름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 등 AI 가속기 시장 핵심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AMD와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존 메모리 중심 협력에서 나아가, AMD의 차세대 반도체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협력까지 논의가 확대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우선 공급권을 확보한 데 이어, 제조·패키징 영역까지 협업 가능성을 열면서, 사실상 AMD의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파트너십을 확장했다. 수 CEO는 "삼성의 첨단 메모리 기술 리더십과 AMD의 인스팅트 그래픽처리장치(GPU), 에픽 중앙처리장치(CPU), 랙 스케일 플랫폼을 결합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수 CEO가 직접 평택캠퍼스를 찾아 전영현 DS부문장과 회동한 것을 두고, 단순한 계약 이상의 '관계 설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주요 경영진과 만난 것은 상징성이 크다"면서 "양사의 협력이 오랜기간 이어져왔지만, 또다른 양상의 협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18일 리사 수 AMD CEO가 평택 팹 내 마련된 시창 투어 라인에서 설비들을 둘러보고 있다.ⓒ삼성전자

엔비디아와의 관계도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을 언급하며 양사 간 긴밀한 협력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황 CEO는 최신형 추론용 AI칩인 '그록 3 LPU(언어처리장치)'를 삼성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삼성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간 첨단 공정 수율 논란과 고객 이탈설로 흔들렸던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상징성이 큰 발언이다.


황 CEO는 해당 칩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 시스템에 탑재된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하반기, 아마 3분기께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라 루빈 시스템에 삼성전자의 HBM이 탑재되는 데 더해 파운드리 역량까지 결합되면서 양사의 협력은 보다 긴밀해지는 모습이다.


주목할 대목은 이 흐름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테슬라와 약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따내며 대형 고객 확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여기에 AI 가속기 시장의 양대 축인 엔비디아와 AMD까지 협력 전선에 가세하면서 고객 포트폴리오가 보다 탄탄해지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신뢰의 회복'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변화로 읽힌다.


생산 인프라도 이에 발맞춰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첨단 공정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고객 확보와 설비 투자가 동시에 성사되는 모습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종합반도체 기업의 역량이 발휘되는 모습"이라면서 "메모리는 물론 시스템반도체까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삼성은 향후 더 많은 빅테크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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