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 0.7%, 소비로 버텼다…경기둔화 우려 ‘여전’

민간소비 3%↑ 수출 3.1%↓

인플레·금리 인상 등 리스크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한국은행

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0.7%로 깜짝 성적을 냈다. 경제를 이끄는 수출이 글로벌 교역 둔화로 약 1년 만에 꺾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소비가 살아난 영향이다. 다만 남은 하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통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GDP가 전기 대비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늘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4분기 1.3%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0.6%로 내려와 2분기 연속 0%대 수준을 이어갔지만 1분기 보다 소폭 올랐다. 시장 전망치(0.3~0.4%)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후 같은 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8분기 연속 성장세다.

2분기 성장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민간소비가 견인했다. 민간소비는 거리두기 해제 효과로 준내구재(의류 및 신발), 음식숙박 및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3.3%)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2분기 성장률에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1.4%p로, 오미크론 대유행이 확산됐던 전 분기(-0.2%) 보다 크게 뛰었다.

GDP에 대한 성장 기여도. ⓒ한국은행

정부소비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급여 지급 등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1.1% 늘었으며 기여도는 0.2%p를 나타냈다. 건설투자는 0.6% 증가했으며 기여도는 0.1%p를 기록했다. 반면 운송장비 축소로 설비투자는 1% 감소하고 기여도는 -0.1%p를 보였다.

지난 1분기 3.6% 증가했던 수출은 2분기 들어 화학제품과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해 -3.1%로 전환됐다. 그 결과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 1.7%에서 2분기 -1.1%p로 내려 앉았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는 수출 등이 감소한 반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등이 증가했으며, 내수의 경우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대면 활동 증가로 소비 기여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지속과 금리인상 등의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됨에 따라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한은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이후 6%대의 높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대출이자가 가중돼 소비 및 투자 위축 등의 가능성을 높인다.

코로나19 재확산 역시 하반기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9327명으로, 지난 4월20일(11만1291명 이후 97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 국장은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어 향후 민간소비 중심으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의 재정 여력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이 적자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 불확실성도 높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5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3,4분기 0.3%p씩 성장하면 올해 성장률인 2.7%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