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 때보다는 위중증 환자수 적을 듯
60세 이상 위중증 환자의 81.5%, 사망자의 85.7%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중증 사망자는 늘고 있어"
사망자 수는 아직 두 자릿수 유지…치명률 0.06%
'자율방역' 기조를 유지하는 대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방역 목표와 달리, 최근 중증 환자 수가 일주일 단위로 2배 안팎이 되는 '더블링' 추이를 보이고 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287명으로 집계됐다. 144명이었던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의 1.99배로 증가한 수치다. 2주 전인 지난달 18일(81명)과 비교하면 3.54배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위중증 환자 수가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위중증 환자 규모는 오미크론 대유행 때보다는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미크론 유행 당시 위중증 환자수는 3월 말 기준 13000명대에서 정점을 형성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유행은 오미크론 대유행 때보다 규모가 2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 될 것"이라며 "이달 중순에 20만명의 확진자가 나온다면, 이달 말 위중증 환자 수는 지금의 2배 정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7일 국가수리연구소에서 발간한 코로나19 수리모델링 보고서에서 4주 후 위중증 환자 수가 현재의 감염전파율이 지속되면 543명, 감염전파율이 현재의 1.1배면 696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위중증 환자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날 기준으로 60세 이상은 위중증 환자의 81.5%, 사망자의 85.7%를 차지한다. 이날 0시 기준 60세 이상 확진자는 7708명으로, 전체 신규 확진자의 17.4%였다. 전날에는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20.7%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부터 재택치료자 중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집중관리군'으로 분류하지 않고, 집중관리군에 대한 하루 1회 전화 모니터링도 폐지한 정부 정책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30대는 대부분 경증이고 중증으로는 가지 않는다. 정부가 중증·사망자 최소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60세 이상 확진자와 중증, 사망자는 늘고 있다"며 "정부가 오미크론 때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집중관리군 정책을 강화하든지, 60세 이상 고령층은 모두 호흡기진료센터에서 진료받도록 하고 신속한 투약이나 입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후퇴했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망자 수는 아직까지는 큰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닷새간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5명→35명→35명→20명→21명으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 6차유행의 치명률이 0.06%로, 델타 유행 때 0.79%, 오미크론 유행 때 0.1%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4차접종과 치료제로 치명률을 더 낮추면 독감 치명률(0.03%)과 유사한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