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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더 커진다...“한은 기준금리 3.5~3.75%”


입력 2022.10.14 11:28 수정 2022.10.14 11:31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미 9월 CPI 8.2%, 전망치 상회

한은 11월도 빅스텝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두 번이나 단행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특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고강도 긴축정책에 따른 한미간 금리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양국간 금리 격차가 1%p 이상 확대되면 원화 가치 급락과 자본유출 압박 문제가 발생한다. 내달 3번째 빅스텝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통화긴축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9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올랐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6월 9.1% 급등한 이후 7월 8.5%, 8월 8.3%로 하락했지만 지난달 상승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8.1%)를 상회했다. 즉 연준이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확신을 얻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0.75%p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무려 이번이 4회 연속이다.


이승헌 부총재도 이날 주재한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준이 통화긴축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며 “이에 따라 국내 국내외 금융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실행하면 한국(기준금리 3%)과 미국(기준금리 3.25%)간의 금리 상단 격차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앞서 한은은 이달 12일 빅스텝을 하며 기준금리를 2.5%에서 3.0%까지 높였다.


그러나 미국이 다음달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하면, 0.25%p까지 좁혀진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관건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다. 미국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를 충족하려면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각 0.75%p, 0.5%p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 연합뉴스

이에 비해 한은은 올해 딱 한번의 금통위가 남았다. 내달 2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0.25%p 점진적 인상을 고수할경우, 연말 금리격차는 최대 1.25%p까지 확대된다. 이는 역대 최대 역전폭 1.5%p(1996~2001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이 심화되고 장기화되면 자본유출과 원・달러 환율이 더욱 급등한다. 이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개월 만에 순유출(16억5000만 달러) 전환했다. 9월말 원·달러 환율(1430.2원)로 계산하면 약 2조3500억원이다.


이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3.50~3.75%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11월과 내년 1월, 2월까지 0.25%p 점진적 인상을 단행 최종 금리 연 3.75%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서는 KB증권과 대신증권 등이 다음달도 환율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내달 빅스텝 단행을 예상했다.


단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비둘기파’의 결정이 변수다. 이창용 총재는 최종 금리를 3.5% 수준으로 언급했으나, 금통위원간에도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주상영과 신성환 위원은 0.5%p 대신 0.25%p 인상을 주장했다.


한은은 11월 미국 FOMC 회의 결과 등 대외여건 변화를 고려해 빅스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빅스텝을 단행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물가가 지속되는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가져갈 것”이라며넛도 “인상폭에 대해서는 11월 FOMC 회의, 국제 에너지 가격 움직임 등 대외 여건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간 금리격차 확대 우려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연준을 따라가지 않겠지만 과도하게 역전폭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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