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롤모델 오승환처럼' KT 박영현, 이정후에 직구-직구-직구


입력 2022.10.18 08:51 수정 2022.10.18 08:5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준PO 2차전] 정규시즌서도 경험하지 못한 세이브 상황서 2이닝 무실점

KBO 40년 역사에서 최연소 PS 기록..마운드에서 냉정함 유지

롤모델 오승환 모습 연상..이정후 상대로는 자신감 갖고 정면승부

KT 박영현. ⓒ 뉴시스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롤모델’ 오승환처럼 박영현(19·KT위즈)은 표정 변화도 없었다.


루키 박영현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2-0 앞선 8회말 등판,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상대로 2이닝 동안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박영현은 KBO 40년 역사에서 PS 최연소 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최연소 세이브 기록은 2007년 10월23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등판했던 임태훈(당시 두산). 박영현은 만 19세6일에 PS 세이브를 달성하며 최연소 기록을 20일 가까이 단축했다.


정규시즌(52경기 51.2이닝 1패 2홀드)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세이브 상황을 살얼음판 같은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체험했다. 준PO 1차전에서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0.1이닝 무실점)한 것이 포스트시즌 기록의 전부다.


이날 보여준 활약만 봐도 범상치 않은 신인임을 알 수 있다.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22년 1차 지명(계약금 3억)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박영현은 고교 시절부터 “오승환이 롤모델”이라고 말해왔다. 시즌 중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라커에서 오승환과 따로 만나 찍은 ‘셀카’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자신 있게 던지라”는 롤모델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 박영현은 정말 오승환처럼 던졌다. 오승환 앞에서는 긴장 속에 여러 차례 허리를 숙이며 “롤모델이십니다”라고 했던 어린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마운드에서는 냉정했다.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7이닝 무실점)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8회 첫 타자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돌려보냈고, 베테랑 대타 이용규는 공 1개로 외야 뜬공 처리했다.


‘타격 5관왕’ 이정후 앞에서는 공 3개 모두 직구를 던지는 정면승부로 내야 땅볼 처리했다. 7이닝 무실점 호투한 벤자민도 이정후와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출루를 허용했지만, 박영현은 깔끔하게 아웃 처리했다.


KT 박영현. ⓒ 뉴시스

“8회 등판이 끝인 줄 알았다”는 박영현은 9회에도 등판했다. KT가 9회초 찬스를 날린 직후라 중압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마운드에 선 박영현은 다시 냉정해졌다.


첫 타자 김혜성을 접전 끝에 외야 뜬공 처리했고, 푸이그를 상대로는 좌익수가 펜스에 등을 대고 포구할 만큼 홈런에 가까운 타구를 내줬다.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영현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었다. 마지막 타자가 된 김웅빈을 포수 파울플라이 처리, 경기 종료 뒤에야 19세 청년의 미소를 띠었다.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것이 나의 장점이다”라고 말해왔던 박영현의 진가가 드러난 순간이다. 어쩌면 최연소 PS 세이브 신기록이 탄생한 이날이 한국 프로야구사에 남을 투수의 탄생을 알린 날로 기억될 수도 있다.


1차전 패배 뒤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KT는 시리즈 전적을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오는 19일부터 수원으로 장소를 옮겨 홈 2연전을 치른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은 (포스트시즌에서)계속 쓰게 될 것 같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