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점 단일 점포 1위 수성,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도 앞서
지역 1번점 달성 전략 위한 점포 리뉴얼 투자 주효
롯데, 내년부터 연간 1조원 규모 대대적 투자 나설 듯
올 3분기 주요 백화점들이 대체로 선방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업계 2위 신세계의 약진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위 롯데에 비해 점포 수는 적지만 단일 점포 매출 1위에 이어 전체 매출 측면에서도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어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신세계의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1조81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18억원으로 58.5% 늘었다.
작년 8월 오픈한 대전신세계 Art & Science가 매출 호조를 기록한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영컨템포러리 전문관(신세계 강남점) ▲업계 최초 NFT 대형행사(센텀시티점·대전신세계) ▲SSG닷컴 신세계백화점몰 전문관 강화(우리술 전문관) 등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국내 기준 매출액은 2조2990억원(14.1%), 영업이익은 3100억원(129.1%)으로 집계됐다.
매출액만 단순 비교하면 롯데가 신세계 보다 4807억원(26.4%) 많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이미 롯데를 앞섰고, 매출액 성장세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작년에 이어 올 3분기 누적 실적에서도 전년비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반면 롯데는 작년 한 자릿수에 이어 올해 10%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매장 수를 비교해보면 롯데가 위탁점 포함 백화점 33개를 비롯해 아울렛과 쇼핑몰 등 총 6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백화점 13개와 아울렛 3개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매장만 단순 비교해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단일 점포 매출은 신세계 강남점이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강남점은 작년 기준 연간 거래액 2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작년 말 매출 기준 백화점 매장 10위권 내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3곳의 매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를 20위권으로 확대하면 신세계가 7곳으로 4곳인 롯데를 앞선다.
롯데는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매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34% 수준까지 떨어졌다. 매장 수 기준 롯데가 신세계나 현대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장 당 매출 하락 폭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최근 실적이 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넘사벽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인사에서도 양사의 전략은 엇갈렸다.
롯데는 작년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를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수장에 앉힌 반면 이달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는 지난달 말 단행한 정기임원인사에서 손영식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롯데는 아직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지만 정 대표가 작년 신임 대표로 취임했고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대표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작년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0%대 매출 성장세를 달성할 경우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을 비롯해 고환율과 고금리 등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신세계는 수년간 지역 1번점 달성을 위해 기존 점포 리뉴얼에 꾸준히 투자해온 만큼 당분간은 내실을 키워나가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000억원의 투자에 이어 2023년, 2024년 각각 5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반면 롯데는 올해 40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 각각 1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사는 전남 광주에서도 다시 한 번 정면승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가 기존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을 확장 리뉴얼해 '광주신세계Art&CulturePark'(아트 앤 컬처 파크)로 지역 1호점의 위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롯데에서도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건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경우 서울 마포구 상암 롯데몰과 인천 송도에서 쇼핑몰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