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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사태’ 유사한 FTX 파산…증시 충격 여파는


입력 2022.11.14 11:41 수정 2022.11.14 11:46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가상화폐 관련주 일제히 급락세

VC·펀드 너머 채권시장 리스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FTX 아레나.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3대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파산이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사태’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자본시장 전반에 미칠 충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는 당장 국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면서도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유심히 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코스닥시장에서 오전 11시35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6.66%(295원) 내린 413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도 전일 대비 2.29%(110원) 내린 469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에 직접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세다. 같은시간 컴투스도 전장보다 13.64%, 위메이드와 네오위즈홀딩스도 각각 2.96%, 6.09% 빠졌다.


컴투스는 올해 3월 자체 가상화폐 C2X를 FTX에 상장한 바 있다. 위메이드와 네오위즈홀딩스는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발행·투자하고 있다.


FTX 뱅크런 사태가 가상화폐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FTX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의 부채 규모는 가상화폐 업계 역대 최대인 66조원 규모다. 투자자들은 FTX에 넣어놨던 가상화폐를 앞다퉈 현금으로 인출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개별종목을 넘어 벤처캐피탈(VC)과 펀드 등에도 영향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리먼 브라더스’ 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세계 4위의 투자은행(IB) 리먼 브라더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파생상품 손실에서 비롯된 약 660조원 규모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미국 뉴욕 남부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당시 이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됐다.


위수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신용 위험(Credit Risk)으로 촉발돼 전염되는 양상이란 점에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유사하다”며 “루나 사태로 인한 유동성 경색에 FTX가 구제금융을 지원했던 것과 현재 구제 금융을 받는 것이 대조되며 산업 대한 시장 전반의 회의감 커져졌다”고 분석했다.


김열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TX 지분투자에 참여한 VC 등 투자자들의 손실 불가피하다”며 “향후 모니터링 포인트는 FTX 상황 수습, FTT 담보대출의 청산 및 FTX·알라메다 익스포저로 인한 유동성 이슈, 거래소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 전개 상황 등이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연합뉴스

FTX 뱅크런 사태가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쇄 유동성 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력도 상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당수 금융사와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캐나다 교직원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펀드,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전 세계 채권자만 10만여 곳에 달한다.


FTX 는 지난해 10월 약 1조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패러다임·리빗캐피탈·세콰이어 캐피랄·소프트뱅크 등 60 개 이상 투자사가 참여했다. 마지막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FTX의 가치는 320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주요 투자자는 소프트뱅크·알라메다리서치·OTPP·테마섹·블랙록·코인베이스 벤처스·세콰이어캐피탈 등이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위기가 번져 스테이블코인이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에 대한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기존 금융에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대부분 준비금이 미국채 및 기업어음(CP) 등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테이블코인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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