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뒤 감격의 눈물
이승엽 두산 감독의 최고령 수상 기록 갈아 치워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 수상한 최초 선수로 기록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대호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유효표 313표 중 292표(득표율 93.3%)를 얻어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SSG 랜더스·14표)를 크게 따돌리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대호는 올해 은퇴 시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약이 상당했다. 타율 0.331(4위), 101타점(4위), 179개 안타(4위), 23홈런(공동 5위)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은퇴 시즌에 3할 타율,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대호 뿐이다. 향후 은퇴를 앞둔 선수가 이 정도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도 은퇴 시즌인 2017년 135경기에서 나와 24홈런 87타점 타율 0.280의 준수한 성적표를 남겼는데 이대호는 이를 훌쩍 뛰어 넘었다.
또한 이대호는 만 40세 5개월 18일의 나이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이승엽 감독이 2015년에 세운 최고령 수상 기록(만 39세 3개월 20일)마저 갈아치웠다.
이대호의 업적은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받는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앞서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는 없다. 이승엽 감독도,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는 박용택 해설위원도 마지막 시즌에는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지 못했다.
이대호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4년이 지났지만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 친정팀 롯데 역시 이대호로 인해 4년 만에 수상자를 배출했다.
물론 이승엽 감독이 갖고 있는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수상 기록(10회)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에 만족했다.
야구인으로서 공식 석상에 서는 것이 마지막이었던 이대호는 골든글러브를 받아들고 끝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단상에 올라선 이대호는 “마지막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받아 영광”이라며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때 아내가 시상식장에서 축하해줬는데, 마지막 골든글러브도 아내 앞에서 받게 됐다. 울지 않으려 했는데 40살이 넘어가니 눈물이 난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