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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진정한 애국지사, 안중근의 삶


입력 2022.12.15 14:01 수정 2022.12.15 14:01        데스크 (desk@dailian.co.kr)

영화 ‘영웅’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 두 편으로 쌍 천만 감독의 타이틀을 가진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신작 ‘영웅’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에 관한 이야기다. 대신 뮤지컬이라는 흔치 않은 장르로 선보였다. 영화는 동명의 창작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 했다.


대한제국 의병대장 안중근(정성화 분)은 어머니 조마리아(나문희 분)와 가족들은 남겨둔 채, 고향을 떠난다.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 동맹으로 조국 독립의 결의를 다진 안중근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3년 내에 처단할 것을 맹세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안중근은 설희(김고은 분)의 도움과 오랜 동지 우덕순(조재윤 분), 명사수 조도선(배정남 분), 독립군의 막내 유동하(이현우 분) 그리고 독립군을 보살피는 동지 마진주(박진주 분)와 함께 거사를 준비한다.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살인죄로 일본 법정에 서게 된다.


영화는 뮤지컬이 주는 웅장한 스케일과 감흥을 재현해 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정성화는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파로 입지를 굳힌 배우다. 2009년 창작 뮤지컬 ‘영웅’이 무대에 처음 올랐고 초연부터 함께 해 온 덕에 ‘정중근’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나문희는 투박하고 진정성 있는 멜로디로 아들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늙은 어미의 가슴 절절한 사연으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조선의 마지막 궁녀 역을 맡은 김고은이 열창한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그대향한 나의 꿈’ 등은 가히 폭발적이다. 배우들의 인상적인 노래와 연기는 물론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윤제균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은 재미를 더한다. 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보편적인 감동의 정서를 건드리며 관객의 마음을 흔들고 뮤지컬 영화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제대로 된 정통 뮤지컬 영화를 선보였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참된 애국지사들의 면모를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안중근은 늙은 노모와 부인, 세 아이를 돌봐야하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 평온한 삶을 뒤로 한 채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는 대한의병군 참모중장으로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회령전투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본군의 습격으로 많은 동지를 잃게 된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는 일본 법정에 재판을 받는 아들에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애국하는 마음으로 의롭게 죽음을 받아들이라 말한다. 한편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의 참극을 목격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는 스스로 게이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이토 히로부미의 정보를 캐내어 독립군을 돕는다. 영화는 조국이 어려움에 처하자 뜨거운 조국애로 하나 되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애국지사들의 모습을 담아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삶이 각박해 지면서 국가보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없다면 개인 또한 행복한 삶을 누릴 수가 없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잃었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었던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 등 강대국들 간의 냉전이 다시 시작되면서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정세는 불안정해 지고 있다. 국내 정치 또한 국가보다 개인이나 당파의 이익을 우선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 영화 ‘영웅’은 안중근 의사와 그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의 뜨거운 애국심을 통해 우리에게 가슴 깊은 감동을 주면서 국가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고 있다.


양경미 /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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