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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목표 달성 '빨간불'…새해 벽두부터 '살얼음판'


입력 2023.01.10 10:22 수정 2023.01.10 10:26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석 달 만에 다시 적자의 늪

올해 상반기까지 악화일로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2022년 11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무역수지 악화로 상품수지가 두 달째 적자를 기록하고, 서비스 수지도 마이너스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목표 250억 달러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반기까지도 경상수지는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4억4000만 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이로써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2월 경상수지는 6억~7억 달러 흑자를 시현해야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


한은은 연간 경상수지 목표치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영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본원소득수지, 서비스 수지 등 기초 자료가 없어 12월 경상수지 방향성과 규모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11월 누적 243억7000만 달러까지 증가했고, 12월 통관무역수출에서 적자 규모가 축소된 것을 고려하면, 전망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흑자 달성의 관건은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 수지에 달려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243억7000만 달러)는 전년 같은 기간(822억4000만 달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4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악화로 적자를 기록하다 같은 해 5월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이후 4개월만인 8월 적자 전환한 후 9월, 10월 2개월 연속 흑자를 시현했지만 11월 적자로 돌아섰다. 감소폭은 지난해 8월(-104억9000만 달러), 9월(-89억2000만 달러), 2011년 5월 (-79억 달러) 이어 역대 4위 수준이다.


경상수지 마이너스 전환에는 무역수지 악화에 따른 상품수지 적자가 영향을 끼쳤다. 11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0% 감소한 518억9000만 달러, 수입은 2.7% 증가한 588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부문에서는 반도체(-28.6%), 화학공업제품(-16.0%), 철강제품(-11.3%)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5.5%), 동남아(-20.7%), 일본(-17.8%)으로 위축됐다.


이에 따라 11월 상품수지는 15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개월 연속 적자로 적자폭(76억4000만 달러)도 전달(14억8000만 달러)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여기에 11월 서비스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7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3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개월만의 적자 전환이다. 이전소득수지도 1억4000만 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 연합뉴스

가까스로 연간 경상수지 250억 달러 흑자에 성공해도 올해 상반기까지 흐름이 불안하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대외 경기 둔화로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 역시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연간 경상수지 흐름은 ‘상저하고’를 보이며 올해 280억 흑자를 전망치로 제시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목표치를 달성하든지 벗어나든지, 큰 흐름에서 보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과거에 비해 상당폭 줄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도 지난해 하반기 흐름이 이어지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수출 둔화 흐름은 지난해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해외 여행이 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폭도 확대되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가 돼서야 글로벌 수요나 반도체 가격이 안정되면서 경상수지가 반등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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