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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가요 뷰] 가요계 휩쓰는 ‘역주행’ 트렌드…더 중요한 건, 역주행 그 이후


입력 2023.02.22 15:01 수정 2023.02.23 15:4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발매 후 상당 시간 주목 받지 못하던 노래 또는 최초 히트 후 한동안 잠잠했던 노래가 어떤 사유로 재조명되어 음악 관련 차트나 가요프로 순위 상승이 일어나는 현상. 가요계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역주행’이다. 그런데 역주행 이후, 그 인기를 유지하는데 있어서는 가수(그룹)마다 천차만별이다.


2017년 3월 발매했던 ‘롤린’(Rollin')이 2021년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역주행의 아이콘’ ‘희망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브레이브걸스는 최근 멤버 전원이 계약기간 만료로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멤버들은 ‘해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멤버들이 ‘브레이브걸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도 아쉽지만, 더 안타까운 건 이들의 활동 종료가 이미 예견됐었다는 점이다. 이번 활동 종료 직전까지 브레이브걸스의 공식 활동은 지난해 출연한 엠넷 ‘퀸덤2’였다. 같은 해 12월 첫 단독 콘서트 개최를 예고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콘서트가 무기한 연기된 이후 브레이브걸스는 컴백도, 콘서트 개최도 없이 최근까지 공백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은 브레이브걸스의 컴백 활동을 요구하며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인근에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단체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도 소속사는 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역주행 이후 브레이브걸스가 자신들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한 것이다.


역주행 이후 음반 활동에서도 아쉬움은 있었다. ‘롤린’ 역주행에 힘입어 다시 활동의 물꼬를 텄지만 이후 발매한 ‘치맛바람’ ‘썸머퀸’ ‘땡큐’ 등 내놓는 곡마다 혹평이 이어졌다. 대부분 ‘롤린’의 힘에 기대, 비슷한 콘셉트의 곡을 내놓았다. ‘롤린’의 열풍을 한 차례 환기시켜 줄 곡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역주행곡마저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게끔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땡큐’의 경우는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스타일링과 곡 콘셉트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생각해보면 ‘롤린’이 발매 됐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곡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콘셉트에 대한 지적이 컸다. 때문에 ‘롤린’이 역주행 기류를 타면서 팬들은 앨범 커버와 스타일링, 콘셉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브레이브엔터테이먼트가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역주행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가요계에서 언급되는 ‘마의 7년’이라는 고비를 넘기지 못한 건 같지만, 역주행 이후의 활동에 있어서 확연히 비교되는 그룹도 있다. 역주행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의 경우 ‘위아래’가 역주행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그 인기를 꾸준히 잘 이어간 그룹으로 꼽힌다.


이들 역시 브레이브걸스와 마찬가지로 ‘마의 7년’을 넘기진 못했지만, 역주행 이후 ‘아예’(AH YEAH) ‘핫 핑크’(HOT PINK) ‘라이’(L.I.E) ‘낮보다는 잠’ ‘덜덜덜’ ‘내일해’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고, 국내외 팬미팅과 콘서트도 꾸준히 개최하면서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물론 기본적으로 가수(그룹)들의 매력이나 가창력 등 개개인의 역량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만, 어떤 옷을 입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이 ‘옷’을 입혀주는 것이 바로 소속사의 역할이다. 그룹의 정체성과 트렌드에 맞는 콘셉트와 스타일링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가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예를 들어 팬미팅이나 콘서트를 비롯한 앨범, 방송 활동 등을 만들어주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역주행’보다 그 이후의 관리가 더 얼마나 중요한지, 안타깝게도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와 그 수장 용감한형제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 상황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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