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누비며 판 짠 이재용, 글로벌 반도체 질서 흔들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3.20 11:30  수정 2026.03.20 11:55

AMD·테슬라·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연쇄 협력

현장 중심 리더십·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영향력 확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8일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전면에 섰다. 그 중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른바 '현장 중심 리더십'과 전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방한한 전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2위 기업 AMD의 리사 수 CEO와 만찬 회동했다. 해당 일정은 삼성전자와 AMD가 차세대 AI 메모리·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 확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양사 수장 간의 두터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MOU를 통해 AMD의 차세대 가속기인 '인스팅트 MI455X'에 탑재될 6세대 HBM(HBM4)의 우선 공급 업체로 낙점됐다. HBM4는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도 적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양사는 단순히 메모리 공급을 넘어 삼성의 강점인 첨단 위탁생산(파운드리)과 패키징까지 일괄 제공하는 '원스톱 설루션' 협력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는 거침이 없다. 지난해 7월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며 기술 격차를 증명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칩 '그록(Groq)3' 생산을 맡으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오픈AI에 HBM4를 공급한다는 관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왔으나,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생산 능력 강화를 바탕으로 시장의 판도를 빠르게 되찾아오는 모양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5년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같은 반전의 계기는 이 회장의 적극적인 '세일즈 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장은 리사 수 CEO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수시로 교류하며 AI와 미래 기술 분야의 협력 토대를 직접 닦아왔다. 이 회장의 과감한 의사결정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 수준인 2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HBM 시장의 주도권이 기술력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인맥과 현장 경영이 삼성의 초격차 경쟁력을 복원하는 결정적 동력이 되고 있다" "이번 AMD와의 포괄적 협력은 삼성이 AI 반도체 생태계의 실질적인 '설계자'로 거듭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AMD와의 HBM4 공급 협력은 삼성이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탄"이라며 "총수의 전방위적인 현장 경영이 실질적인 대규모 수주로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제2 전성기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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