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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원도 금리 인상 '신중론'…동결 가능성 '솔솔'


입력 2023.03.16 15:53 수정 2023.03.16 21:04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연준 결정 중요…물가·금융안정 고려"

'SVB 사태' 시장 불안 확산에 '숨 고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 본사 전경. ⓒ미국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론을 펼치면서 동결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사태에 이어 글로벌 대표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까지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은도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박기영 금통위원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금통위 결정은 결국 미 연준이 얼마나 기준금리를 결정할지가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원칙적으로는 우리의 임무인 물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 변수로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 의사결정은 우리나라 물가, 미 연준 결정, 중국 상황 등 다양한 고차방정식을 풀고 내리는데, 최근 일주일 동안 미지수 개수가 7개, 8개로 늘어난 것 같다"며 "크래디트스위스까지 (위기가) 갔기 때문에 더 명확한 답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매파' 금통위원 답게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박 위원은 "개인적으로 아직 한 번도 피벗(통화정책 선회)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물가 경로가 목표수준인 2%대로 가면 좋은데 근원물가를 좀 더 볼 필요가 있고 3월 데이터까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6일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미 연준의 결정과 우리나라 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내달 한은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우세해지는 분위기다. 우선 연준이 오는 21~2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예상외 경기 호조 지표가 이어지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 발언을 이어가면서,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그러나 SVB와 시그니처뱅크 파산 사태를 겪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로 유동성이 마르고,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 보유자산의 평가가치가 하락해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는 진단이 나오면서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도 부담을 덜었다. 연준이 빅스텝을 밟았다면 1.75%p까지 벌어지는 상황이었지만 베이비스텝에 그칠 경우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1.50%p다. 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한미 금리 격차가 기계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 온 만큼 시장에서 동결론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도 조윤제 위원을 제외하고 금통위원들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보고, 대내외 경제 상황도 점검하는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금통위원들은 1월 물가상승률이 5%내외로 다소 높지만 국제유가 하락, 내수 부진 영향등으로 올해 상반기 4%, 하반기 3%내외로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 총재도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과거 평균 수준으로 볼때, 기준금리를 총 3.0%p 올린 효과로 올해까지 물가상승률을 1.3%p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물가, 금융지표도 예상 수준에서 흘러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박 위원은 이날 "수십년 모은 데이터의 평균적인 결과로 보면 우리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낮추는 효가가 작년보다 올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통화정책 효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해외 중앙은행 사례나 자체적인 일화를 확인한 결과 인상 기조가 금융시장과 물가에도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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