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여·목·성 재건축 시동에도 수주전 ‘시들’, 시공사 무혈입성 단지 ‘속속’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3.19 07:00  수정 2026.03.19 07:00

건설업계, 선별 수주 전략 확산…“출혈경쟁 피한다”

성수1지구 GS 수의계약에 압구정3·4구역도 현대·삼성 단독응찰 가능성

3.3㎡ 당 공사비 1000만원 육박…리스크 관리 필요성 대두

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 전경.ⓒ뉴시스

올해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압·여·목·성) 등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건설업계는 과거와 같은 치열한 수주전 대신 확실한 선별 수주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무리한 수주전을 피하고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의계약 단지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모는 약 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른바 ‘압·여·목·성’을 포함해 서울에서만 70곳 이상의 조합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면서 치열한 수주전이 번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건설사들이 과도한 출혈경쟁을 자제하며 주력 사업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대표적으로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는 GS건설의 성수1지구 수의계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20일 마무리 된 1차 입찰에서 경쟁사였던 현대건설이 막판에 발을 빼며 GS건설이 단독 응찰하면서다.


이후 조합이 2차 입찰 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이 때도 GS건설이 유일하게 참석해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굳혀지는 모습이다.


압구정에선 건설사 간 교통정리 양상도 감지된다. 올해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곳은 압구정 3·4·5구역으로 이들 조합은 오는 5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23일 4구역을 시작으로 25일 3구역, 30일 5구역 조합이 차례로 총회를 진행한다.


다만 3·4·5구역에서 경쟁입찰이 예상되는 곳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맞붙는 5구역뿐이다. 압구정 재건축에선 전반적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사업지를 나눠 갖는 구도가 형성되며 과도한 경쟁을 피하는 양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미 현대건설이 지난해 압구정2구역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며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이 최종적으로 입찰을 포기하며 현대건설이 무혈입성했다.


올해도 압구정 3구역은 현대건설이, 4구역은 삼성물산이 경쟁사 없이 단독 응찰해 각각 단독으로 일감을 따낼 것이란 관측이 크다.


이 밖에 서울 강남구 대치쌍용1차 재건축도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앞서 진행된 1·2차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된 바 있다. 낼 달 11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삼성물산의 시공권 확보가 최종 결정된다.


이같은 양상은 건설사들이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면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인건비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주요 정비사업장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상황 속에서 무리한 수주전은 곧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비사업계에서 수의계약 확사으로 조합들의 선택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경쟁 입찰이 줄어들면 건설사들이 조합에 유리한 조건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유인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 과정에서 홍보 등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조합원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무리할 경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선별수주 전략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 입장에선 경쟁 입찰이 무산되는 것에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는데 오히려 잡음 없이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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