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캐릭터 다나카 이어
성산업 본격 탐구하는 넷플릭스 ‘성+인물’ 등장
호스트바 선수 출신 ‘부캐’(부캐릭터)부터 AV 배우 등의 출연이 예고된 예능까지. 웹 콘텐츠들이 일본의 음지 문화를 거듭 양지로 끌어올리며 시청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 유튜브상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를 향한 호불호가 이어지고 있다. 코미디언 김경욱이 연기 중인 캐릭터 다나카의 ‘일본 호스트바 선수 출신’이라는 이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세기말 패션부터 어눌한 말투로 일본인을 흉내 내지만 어딘가 어설픈 면모까지. 현실적 묘사로 감탄을 자아내는 한편, 영락없는 한국인의 특성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자아낸다. 특유의 개성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는 있지만, 한편에선 호스트바 출신 선수 콘셉트를 웃음 소재로 삼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최근, 실제 일본 AV 배우들의 국내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일본의 유명 AV 배우 시미켄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데 이어, 또 다른 AV 배우 오구라 유나가 최근 유튜브상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45만 명을 돌파했으며, 최근 유튜브 채널 ‘노빠꾸 탁재훈’에 출연해 탁재훈과 토크를 나누기도 했다. 이 콘텐츠에서 오구라 유나는 다나카 특유의 포즈와 말투를 따라 하며 친근감을 조성했으며, 두 사람이 만나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국내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일본의 성산업을 탐구하는 예능까지 생겨났다. 넷플릭스가 준비 중인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로,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 버라이어티쇼. 신동엽, 성시경이 ‘성+인물: 일본편’에서 성산업에 종사하는 인물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며,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성시경, 신동엽이 일본 AV 배우를 만나고, 나아가 호스트클럽을 방문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가상의 캐릭터를 넘어, 실제 일본의 음지 문화들이 유튜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타고 시청자들을 거듭 만나기 시작하면서 이를 걱정하는 시청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앞서 다나카의 인기가 커지면서 김경욱이 이 콘셉트를 유지한 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각종 광고 모델로도 발탁되면서 시청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지명받았다’는 표현으로 호스트바 출신임을 강조하는가 하면, 한 도넛 브랜드가 ‘꽃’을 ‘꼬츠’로 발음하며 외설적 느낌을 유도하는 다나카의 유행어를 상품명에 활용해 빈축을 사는 등 다나카의 활약이 호스트바 문화를 자연스럽게 양지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생기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마냥 음지에서 관련 문화를 소비하기보단, 양지에서 그 명과 암을 조명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도출해 낼 수도 있다. 다만 대다수의 콘텐츠들이 자극성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인물’ 또한 넷플릭스가 국내 오리지널로는 처음 선보이는 미드폼 예능으로, ‘흥미’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는 미드폼 형식에 대해 “좀 더 빠르고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자는 생각에 도전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었던 것.
국내에서는 접대부가 있는 호스트클럽은 엄연히 불법이다. 일본의 AV 비디오 또한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아 불법으로 유통이 되고 있다. 이렇듯 위법 행위를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며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웹 예능들이 소재의 자유를 잘못된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은 아닌지,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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