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출 기밀문서에 "우크라, 전쟁 1년 맞춰 러 공격 계획…美 중재"

WP"우크라, TNT 폭약 사용해 타격 작전 검토"

비밀리에 감청한 美, 중재…우크라, 공격 미루는데 합의

"우크라 본토 공격에 美·러 확전…中의 對러 무기지원 우려"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대전차 미사일 시스템 '스투흐나'를 메고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꼭 1년이 되는 지난달 24일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으려 했지만 미국이 만류해 불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유출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정부의 1급 기밀문서에서 추가로 드러난 내용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출된 기밀문서에는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 국장은 지난 2월 13일 "오는 24일에 맞춰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HUR은 TNT 폭약을 이용해 러시아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를 해상에서 타격하는 작전을 검토했다. WP는 작전이 성공했을 경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려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 전략을 비밀리에 감청하고 있던 미국 정부가 이러한 공격이 더 큰 분쟁을 유발할 것으로 판단해 중재에 나섰다.

이후 '1주년 작전'을 이틀 앞둔 22일 HUR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 본토 공격을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 중앙정보국(CIA)의 기밀문서가 유포했다. 해당 문서에 중재자나 우크라이나의 동의 이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WP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 시 분쟁이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적 교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빌미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