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일가족 해상 탈북
합동신문조사 진행중
귀순 의사 등 확인 과정
북한 주민 10명가량이 이달 초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를 포함한 두 가족으로 알려진 해당 인원은 군 당국에 의해 이송돼 합동신문조사를 받고 있다.
강제북송 전례를 남겼던 지난 정권과는 달리 윤석열 정부가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귀순 의사 등이 최종 확인되는 대로 국내 정착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해당 사안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귀순 의사 확인 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 사안에 대해 밝히기 어려움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NLL을 통해 일가족이 귀순한 사례가 2017년 이후 처음이냐'는 질문에 "2017년 7월, 어선으로 4명 가족 단위 사례가 있었다"며 "그 이후에 최초가 맞다"고 밝혔다.
해당 당국자는 '2017년 사례 역시 어선을 통해 NLL을 넘어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거나 확인해 드릴 사안은 없다"면서도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귀순 등의 상황에 대비해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6일 저녁, 감시 장비를 통해 북한 어선 1척이 NLL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 등 '특이동향'을 포착하고 집중 감시에 나섰다고 한다.
해당 어선이 NLL을 넘어 남하하는 것을 인지한 군 당국은 즉시 병력을 투입해 항해 중이던 어선에 올라 검문검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 새벽 귀순 의사를 확인한 군 당국은 두 일가족, 총 10명가량의 인원을 수도권 한 부대로 이송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인원은 국가정보원·통일부 등이 주관하는 합동신문과정을 거치고 있다. 대공 혐의점, 귀순 의사 등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가 합동신문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며 "추후 알려드릴 사항이 있다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통상 북중 국경으로 탈북해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삼척항 노크 귀순' 사례처럼 이따금 배를 타고 해상으로 귀순하는 사례도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남측이 다시 돌려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한다. 실제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강제북송 사건 이후, 관련 사례를 활용해 주민 대상 정신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정부는 출범 초부터 강제북송 조치에 비판적 견해를 밝히며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강조해왔다. 설사 흉악범이라 해도 탈북민이 귀순 의사를 밝혔다면, 헌법상 '우리 국민'이라는 점을 고려해 우리 법체계 안에서 혐의점을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범죄자라고 해도 남쪽으로 귀순해서 머물겠다는 사람을 범죄자라는 이유만으로 북한으로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인식에 기초해 윤 정부는 제도적 미비점 보완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개정안은 △탈북민 피보호 의사 확인 의무 신설 △범죄자에 대한 수사 의뢰 근거 마련 △신변보호 기간의 탄력적 운영 근거 마련 등을 골자로 한다.
문 정부가 강제북송 핵심 근거로 '귀순 진정성' 등을 언급했던 만큼, 관련 판단을 보다 투명하고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공식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