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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폰 없어요"…中 실리콘밸리서 자취 감춘 '갤럭시'


입력 2023.05.23 06:00 수정 2023.05.23 06:00        선전(중국) =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중국 선전시내 삼성 스마트폰 탐방기

통신사·중고폰 매장서 모두 '찬밥신세'

"중국 중요 시장···점유율 확대 노력 지속"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위치한 위안왕 디지털몰(Yuanwang Digital Mall) 내 중고 스마트폰 판매점. 삼성전자 로고는 없다.ⓒ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광둥성 '선전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린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자율주행 등 최신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과 화웨이·텐센트 등 중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 거주자의 평균 연령대가 33세 수준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젊은이'가 많아 최신 ICT 기기에 대한 수용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는 도시다.


기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컨퍼런스2023' 참석을 위해 선진시를 찾았다. 여유 시간이 날 때마다 행사장 인근을 둘러보면서 중국 ICT 기술을 눈으로 확인했다. 특히 몇 년간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현지 영향력을 확인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 선전시에서 삼성전자 갤럭시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데는 실패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용 매장은 고사하고, 전자기기 복합몰과 중고 스마트폰 매장에서 갤럭시를 찾지 못했다.


맨 처음 방문한 곳은 우리나라 강변·신도림 테크노마트와 비슷한 '위안왕 디지털몰(Yuanwang Digital Mall)'이다. 중국 현지에 따르면 해당 매장은 선전시 내 가장 큰 규모의 모바일·태블릿·전자제품 매장이다. 강변·신도림 테크노마트처럼 일부층은 스마트폰을, 일부는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공간이다.


매장이 워낙 큰 탓에 전부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를 판매하는 곳은 드물었다. 그나마 판매하는 스마트폰은 중고 스마트폰이나, 2년 전 제품인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3 뿐이었다. 판매처 관계자에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은 없냐"고 묻자 단박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국 통신사 '차이나 모바일'. 이곳에서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찾을 수 없었다. ⓒ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도 삼성폰은 취급하지 않았다. 이날 방문한 '차이나 텔레콤'과 '차이나 유니콤'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없었다. 두 매장 모두 중국 브랜드인 화웨이·비보·샤오미 최신 제품과 애플 아이폰14시리즈만 판매하고 있었다. 차이나텔레콤 매장 관계자는 기자에게 "갤럭시는 없다"면서 "인근 매장에서도 갤럭시를 판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 사용처는 더 찾기 어려웠다. 기자가 선전시에 머문 3일 동안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한 곳은 '0'곳이었다. 이는 삼성페이 영향력이 적은 것보다 중국인들의 결제 행태가 위챗페이·알리페이에 치우쳐진 이유가 더 크다. 중국 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전시내 지하철. 한편에 비보 폴드2X플립 광고판이 있다.ⓒ데일리안 남궁경 기

이처럼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힘을 못쓰는 이유는 현지 내 부족한 마케팅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가 중국 선전시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17곳에 이르고 텔레비전·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함께 판매하는 복합 매장을 합친다면 숫자는 더 많다. 하지만 국내 스토어가 모두 눈에 띄는 곳에 설치된 것과 달리 중국 선전시내에서는 종합몰이나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월 갤럭시S23 언팩 행사장에서 “제품이나 전략 방향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 특화하고 최적화하는 솔루션으로 바꿔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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