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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코인'에 둘로 쪼개진 민주당…'개딸' 논쟁, 분당 촉발하나


입력 2023.05.24 05:30 수정 2023.05.24 12:2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친명계-비명계, 혁신 방향 두고 갈등

"팬덤 정치 청산" vs "당원 권한 강화"

내홍 상황서 '6월 귀국' 이낙연 역할 주목

"기존 당 혁신 못하면 외부충격 생길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이 도덕성 논란 후속 대책인 '혁신'과 관련해 둘로 쪼개졌다. 한쪽은 팬덤 정치 청산을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당원 권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당원 영향력'에 대한 이러한 당내 극명한 시각차가 지속되면, 당의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져 최악의 경우 '분당(分黨)'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의 혁신 논쟁은 더욱 치열해진 모양새다. 비명계는 강성 팬덤, 정치 훌리건들과의 절연이 곧 '혁신'이라며, 이를 실행하지 못할 경우 이재명 대표의 퇴진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팬덤과의 결별은 본질적으로 아주 단순한 문제"라며 "민주적인 정당에서 꼭 필요한 게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 대표가 개딸과의 결별 요구에 크게 반응을 하고 있지 않다'는 진행자의 말에 "(결별하지 않으면) 그냥 가라앉는다. 늪에 빠지는 것"이라며 "내가 민주당 하면서 제일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과 함께 대표적인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도 전날 BBS라디오에서 "의원들 총의를 담은 혁신기구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도부가 그 혁신기구에서 강성 팬덤들, 정치 훌리건들과 어떻게 절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원욱 의원은 '당내 쇄신·혁신이 잘 마무리되지 못하면 이재명 대표의 퇴진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대응과 관련한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친명계는 강성 지지자들의 행위를 옹호하면서 대의원제 폐지 주장으로 비명계에 맞서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개딸'들이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 김 의원을 응원하는 것에 대해 "아픈 사람에게 '힘내세요' 하는 게 잘못된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힘내라고 응원조차 하면 안되는 것이냐"며 "정치인끼리는 싸울 수 있는데 지지자를 욕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엔 "대의원제 폐지, 개혁의 길로 가야 한다"며 "대의원도 1표, 당원도 1표인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원외위원장들도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표의 등가성을 해치는 대의원 제도를 폐지하라"는 의견을 내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대의원 1명의 표가 권리당원 60명 표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게 친명계의 주장이다. 정치권에는 권리당원 중 상당수를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다. 원외위원장들도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표의 등가성을 해치는 대의원 제도를 폐지하라"는 의견을 내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처럼 극과 극으로 갈린 '혁신 논쟁'은 계파 갈등으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내홍으로 민주당의 원심력이 점점 커져 결국 분열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의 오는 6월 귀국이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도 친명계와 비명계의 내홍이 심화하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 후 역할을 주목하는 인사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전면 쇄신을 주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되고 있다. 그는 전날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낙연의 구상'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기존 주요 정당들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외부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는 '귀국 후 역할'에 대해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 둘 곳을 갖게 되도록 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정치 재개를 선언하는 발언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내 상황을 의식한 듯 비명계를 향해 지속적인 욕설 '문자 폭탄'을 보낸 강성 당원에 대해 첫 제명 지시를 내렸다. 친명계가 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하자고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사뭇 결이 다른 결정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당원의 문자 내용을 보고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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