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간 소셜미디어(SNS)상에서의 설전이 결국 오프라인에서의 격투를 지칭하는 ‘현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와 저커버그간 이종격투기 대결이 ‘농담이 아닐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둘 사이에서의 물리적 실전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이는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다. NYT는 화이트 회장의 주선으로 이들의 대결을 성사시키기 이한 물밑 조율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머스크과 저커버그간 대결 가능성은 SNS에서의 설전에서 불거졌다. 지난달 21일 한 트위터 사용자가 메타플랫폼이 곧 출시할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대해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을 올리자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꼬았다.
다른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 사실을 언급하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저커버그와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글을 올렸다.
저커버그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치를 보내줘”라는 문구와 머스크 트윗의 스크린샷을 올렸고,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흔히 있을 수 있는 ‘말싸움’ 정도로 치부됐으나 UFC를 이끄는 화이트 회장이 개입하면서 ‘현실’에 가까워졌다.
지난달 말 저커버그는 머스크와의 소셜미디어 설전 후 화이트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머스크가 진심인가’라고 물었고, 화이트 회장은 머스크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로 한판 붙을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후 화이트 회장은 매일 밤 두 CEO와 따로따로 통화해 격투 대결 주선에 나섰고, 지난달 27일에는 “새벽 12시45분까지 두 사람과 통화했다. 그들은 둘 다 대결을 원한다”라고 NYT에 밝혔다.
화이트 회장은 지난 열흘간 머스크, 저커버그와 함께 막후에서 협상을 벌였으며, 대결 성사를 향해 조금씩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이종격투기 실력과 무관하게 세계적인 혁신 기업의 경영자이자 거부가 경영능력이나 돈이 아닌 ‘몸싸움’을 한다는 점에서 대결이 성사될 경우 세기의 빅매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화이트 회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도 이같은 흥행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결이 성사될 경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최대 흥행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구체적 경기 방식까지 거론된다. 화이트 회장이 주선은 하겠지만 UFC가 공식 관할하지는 않는 시범 대결(exhibition match)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두 CEO 모두 돈에 연연할 형편은 아닌지라 자선 성격의 이벤트가 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결 장소로 이벤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선호하는 것도 일치한다. 머스크의 경우 트위터를 통해 로만콜로세움이라는 구제척 장소를 언급하기도 했다.
둘이 맞붙을 경우 승패에 대한 예상도 엇갈린다. 피지컬 측면에서는 거구의 머스크가 우위로 점쳐지지만 저커버그가 13살이나 젊은 데다 지난 18개월간 주짓수를 연마해 체력과 기술적인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