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 국내 공개
최상위 주문제작 '테일러메이드'+한국 아티스트 4명 협업
외관 로고부터 내부 대시보드, 전용 컬러까지…韓 문화 담겨
한국 고객에 판매 완료…한국 시장 중요성 커진다
페라리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전 세계에 단 한 대 뿐인 모델을 공개했다. 최상위 맞춤제작 서비스 '테일러 메이드'를 기반으로 한국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모델로, 국내 고객에게 판매된 것으로 전해져 더욱 주목된다. 최근 수년 사이 신흥 럭셔리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에 대한 중요성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티보 뒤사라 페라리코리아 대표는 19일 서울 반포 전시장에서 열린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 미디어 공개행사에서 "한국은 역동적인 에너지와 취향이 공존하는 곳으로, 페라리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오늘 공개하는 차는 한국에 대한 커다란 기대와 존중을 담아낸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날 페라리가 공개한 '페라리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는 한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모델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차량이다. 페라리의 최상위 맞춤형 주문제작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4명의 한국 아티스트와 협업한 것이 특징이다.
플라비오 만조니 페라리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존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되지 않았다. 전통에서 영감을 받고, 혁신에 의해서 주도됐다"며 "페라리의 우월성을 보여주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미래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페라리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번 '페라리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는 아시아, 유럽, 북미 등 3개 대륙을 아우르는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아시아에서는 정다혜, 김현희, 그레이코드와 지인, 이태현 등 4명의 젊은 작가, 유럽에서는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 북미에서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쿨헌팅'이 참여했다.이들이 한 대의 차량을 위해 협업한 기간만 무려 2년에 달한다.
이번 12칠린드리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단연 색상이다. '페라리=레드'의 공식을 깨고, 한국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색상을 직접 개발해냈다. 색상명은 '윤슬'로, 바다 위 윤슬처럼 빛에 따라 신비롭게 색이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조니 CDO는 "한국의 야경과 물에 비친 네온사인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고려청자의 색 같으면서도, 동시에 일반적인 네온 같기도 하다. 마법적이고 오묘하며, 한국을 잘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최초에, 최초에, 최초…페라리도 인정한 '한국의 멋'
김현희 작가의 반투명 아크릴 기법이 적용된 외관 로고.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번 12 칠린드리에는 수많은 테일러메이드 차량을 제작한 페라리로서도 '처음으로' 도전하고, 적용하는 디자인이 곳곳에 반영됐다.
김현희 작가는 소재의 혁신을 통해 한국의 전통 오브제를 비판적이고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다. 김 작가의 대표작인 혼수함 시리즈는 몽환적인 느낌의 반투명 아크릴로 제작됐는데, 이같은 '반투명 기법'을 12칠린드리에도 그대로 적용해냈다. 스쿠데리아 페라리 쉴드와 휠 캡, 페라리 레터링 엠블럼, 프랜싱 호스(도약하는 말) 로고에 이르기까지 페라리 역사상 없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됐다.
만조니 CDO는 "그동안 디자인을 해오면서 외관에 위치한 페라리 로고를 한 번도 건드려본 적이 없다"며 "김 작가의 반투명 기법이 너무 아름다워서 로고에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전통 말총공예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정다혜 작가는 시트와 바닥, 실내 소프트 소재에 시그니처 패턴을 적용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소재 3D 패브릭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됐으며, 페라리 차량에 이 소재가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라스 루프에도 작가의 시그니처 패턴을 스크린 프린팅 방식으로 새겨 넣었는데, 이 역시도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시도다. 대시보드에는 몽골 현지 상공회의소 인증 업체의 말총을 소재로 제작된 실제 공예 작품이 탑재되기도 했다.
이태현 작가의 백색 옻칠 기법이 적용된 화이트 브레이크 캘리퍼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화이트 컬러는 이태현 작가의 예술적 탐구에서 영감을 받아, 차량 실내외 다양한 요소를 관통하는 핵심 테마가 됐다. 현대 미술가 이태현은 '옻칠'을 비롯한 한국 전통 기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극도로 복잡한 공정을 요하는 '백색 옻칠' 기법을 통해 전통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했다. 12 칠린드리에 적용된 화이트 브레이크 캘리퍼와 화이트 시프트 패들에 적용됐으며, 특히 화이트 캘리퍼가 페라리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12 칠린드리 보닛 위에 새겨진 스케치는 그레이코드와 지인(GRAYCODE, jiiiiin)의 작업 결과물이다. 그레이코드와 지인은 소리와 공간,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퍼포먼스 및 설치작업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아온 사운드 아티스트 듀오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페라리의 상징적인 V12 엔진 사운드를 악보로 시각화해 차체 위에 새겼다. 리버리에 시각적 깊이감을 더하기 위해 동일한 윤슬 페인트를 사용하되, 한 단계 더 어두운 색조를 입히는 기법이 사용됐다. 페라리 최초로 시도된 독특한 공법으로, 오직 이 모델만을 위해 개발됐다.
그레이코드와 지인 작가가 페라리의 V12 엔진 사운드를 악보로 시각화해 새긴 작품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페라리가 플래그십 모델인 12칠린드리에 '한국'을 담아낸 데에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점차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페라리는 지난 2024년에도 12칠린드리의 아시아 첫 공개 국가로 한국을 택한 바 있다.
페라리의 국내 판매량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2019년만 하더라도 연간 200대, 2022년엔 300대를 넘겼고, 2023년 339대, 작년엔 354대를 기록했다.
앞으로 페라리의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단 점도 중요한 요소다. 최근 10년 새 국내에서 수억을 호가하는 하이럭셔리 차량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람보르기니는 작년 478대를 판매했고, 벤틀리는 393대, 마세라티 304대, 롤스로이스도 166대 판매됐다.
티보 뒤사라 총괄은 “페라리의 가장 혁신적인 모델인 12 칠린드리에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과 역동적인 현대성을 담아낸 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나의 첫 공식 행사로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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