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통합시 4년간 40조원
재원 조달 방안 없고 지방분권 핵심 내용 빠져 있어
"선거용 돈 뿌리기" "졸속 추진" 지적 나와
선거 부담되는 고물가·고환율·부동산엔 말 아껴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접견에 앞서 권혁기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집권 2년차 국정 동력 확보의 분수령이 될 6·3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무게 중심도 선거에 맞춰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행정통합 등 여권이 유리한 위치에서 선점할 수 있는 이슈 띄우기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선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고환율·고물가, 부동산 정책 등 핵심 민생 사안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6일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통합으로 통합특별시(가칭)가 출범하면 2개 지역에 4년간 최대 40조원을 지원하고,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인센티브를 제시했는데, "이번에 통합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지원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 실현' 의지는 대단히 강한데,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과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도 광주·전남 행정 통합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하며 "상상 이상의 통 큰 것들을 보여주겠다. 무리해서라도 (통합의) 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인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 성장을 이루기 위한 '5극(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3특(강원·전북·제주 특별자치도)' 구상 실현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타이밍과 내용을 두고 "선거용 돈 뿌리기" "졸속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재정 마련 방안과 구체적인 지출 항목을 제시하지 못했고, 재정 지원도 4년간의 한시적인 것이어서, 야권을 중심으로 "선거용 꼼수 지원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지방분권의 핵심인 실질적인 행정권과 재정권 이양도 빠져 있는 상태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9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새해 첫 실·국·원장 회의에서 지난 16일 발표된 정부 인센티브안을 언급하며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이양 방안이 빠진 졸속안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전면적인 세제 개편을 통한 항구적인 대책이 아니라 4년짜리 임시방편에 그친,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 수준"이라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가산업단지 지정, 농업진흥지역 해제 등 핵심적인 권한 이양 사안은 정부 인센티브안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충남·대전 통합을 민주당보다 먼저 주장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3선·충남 서산태안)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내놓은 4년간 20조원 지원 대책은 4년간 한시적 지원일 뿐"이라며 "선심성 꼼수정책으로 지방자치 정신과 지역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아닌 행정통합을 오로지 지방선거에 이용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정략적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성 의원은 지난해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거론하며 논란이 됐다. 청와대에선 별도 공지를 통해 "추경 편성을 검토한 바 없고, 문화예술계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원론적인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용 추경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환율·고물가, 부동산 정책 등 핵심 민생 사안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국정 운영 우선 순위가 민생 대응보단 선거에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의제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여권이 주도권을 쥐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것 같다"며 "민생 안정보다는 지방선거에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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