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이 자폐 성향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그의 아내인 만화가 한수자 씨의 과거 웹툰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 씨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웹진 '이음'에 '우리는 핑퐁가족'이라는 제목의 웹툰을 연재했다. 이 웹툰은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첫째 아들 '한겸'과 그를 육아하는 부모가 겪는 고충 등을 다뤘다.
최근 특수교사 고소 사건과 맞물려 화제가 된 부분은 2019년 연재된 9화 속 '한겸' 엄마의 대사다.
한겸 엄마는 "일반학교? 일반 아이들과 같이 어우러져 지낼 수 있는 얼마 안 남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특수학교? 들어가기 하늘의 별따기다. 사회와 동 떨어질까봐 겁이 난다" "대안학교?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목적이 아름답지만 자유로움이 아이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홈스쿨링? 엄마로서도 매일 실수투성이에 오르락 내리락 기복이 심한데 선생님까지 되라니, 나는 자신이 없어요"라고 털어놓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 씨가 자폐성향의 아이의 교육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본인도 잘 알면서 특수교사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정서적 학대혐의로 고소한 것은 잘못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회차에서는 한겸이 일면식도 없는 다른 집 아이의 뺨을 갑자기 때리면서 부모 간 갈등을 빚는 내용이 나온다.
피해 아동 엄마는 갑자기 자신의 아들이 맞게 되자 "아니 얘 너 갑자기 사람을 때리면 어떡하니?"라고 화를 낸다. 이에 한겸 엄마는 "죄송합니다. 저희 아이가 좀 늦어요. 많이 놀랬니? 한겸아 미안하다 해야지"라고 머리를 조아린다. 그럼에도 피해 아동 엄마는 "아니 그런 애를 밖에 데리고 나올거면 간수를 잘해야지 부모가 되서 정말 죄송하다면 다예요? 갑자기 길 가다 날벼락도 아니고"라고 불평을 한다.
한겸의 부모가 연신 사과를 해도 피해 아동 엄마는 끝내 잘 받아주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피해 아동 부모를 악인화 했다" "타인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연민만 강한 가족같다"고 지적했다.
해당 만화에 이어 한 씨가 참여한 만화책 '빨간약: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하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만화책은 6명의 만화가 권용득,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마영신, 한수자가 함께 만들었다.
여기서 한 씨는 빨치산 출신인 여성 비전향 장기수들의 이야기인 '두 할머니'를 그려냈다. 비전향 장기수는 사상전향을 거부한 채 수 십년간 복역한 인민군 포로나 남파간첩 등을 말한다.
작가는 이 만화 속에서 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장기수 캐릭터들로부터 "김일성 수령에 대해서 좀 알아요? 그분에 대해서 깊이 알아야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 수 있어요" "핵도 그래. 외세에서 얼마나 견제를 해. 자기들은 이미 몇천 개씩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압박 속에서도 자주적으로, 주체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고…. 참 대단하지. 우리 민족이 참 똑똑해. 연방제 통일, 그게 불가능한 게 아니에요" 등 말을 듣게 된다.
이를 본 다수의 네티즌들은 북한의 남파 간접행위나 체제를 옹호하도록 이끄는 발언이 아니냐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 한 씨는 '민중의소리'와 통화 인터뷰에서 "빨간약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있는 그대로를 보자'"라고 말한 바 있다.